(서울=연합인포맥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모두가 어려워졌지만 서울 금융시장에서 채권쟁이로 살기도 만만찮다. 채권매니저는 운용할 물건이 없어 고달프고 채권브로커들은 거래량이 줄어 울상이다.

우선 채권 매니저들은 기준금리가 지난해 6월 이후 연 3.25%에서 고정된 뒤 금리가 박스권에 갇힌 탓에 운신의 폭이 너무 좁아졌다. 한 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는 등 숨통이 틜 듯했지만 곧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매니저들은 크레디트 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듀레이션도 다양하게 바꿔보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

특히 최근 서울 채권시장에서 몸집을키우고 있는 증권사들의 딜링 계정 매니저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어떤 증권사는 듀레이션을 재빨리 줄여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지만 모두가 같은 처지는 아니다.

또 어떤 증권사는 유럽 재정위기 국면에서 유럽 각 국가의 국채를 발빠르게 편입해서 버짓을 채웠지만 어떤 증권사는 눈뜨고 기회를 놓쳤다. 리스크를 싫어하는 윗선이 투자를 원천 차단했기 때문이다.

채권 브로커의 사정은 더 딱하다. 거래량은 줄었는 데 중개팀은 더 늘었다.특히 당국이 채권 장내 거래 활성화에 공을 들이면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사정이 딱해진 채권쟁이들은 이제 개인투자자들에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에는 간접 상품만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 직접투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 증권사도 채권 수요자로서 개인 투자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일부 증권사는 이 부분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도 보강했다.

정부도 개인 투자자의 채권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초 소액 개인투자자도 국고채 입찰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일반인 응찰단위 금액을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개인 투자자가 국고채전문딜러(PD)를 통해 물가연동국고채 입찰에 참여할 수도있다.

증권회사 국고채전문딜러(PD)의 재무건전성 기준도 영업용순자본비율350%에서 250%로 하향조정되는 등 완화됐다.

증권사는 PD사가 되면 개인 투자자를 상대로 많은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모든 개정 사항이 4월부터 시행된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가자들이 다음달부터는 좀 더 많은 이익 창출의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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