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올 하반기 '핫 딜'로 꼽히는 삼성SDS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상장에서 삼성증권이 짭짤한 수수료 수익을 챙기면서 동종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추진 중인 일반 공모 물량 배정에서 삼성증권이 이례적으로 많은 인수 물량을 배정받았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생명과 현대로템 등 대기업 그룹 계열사의 상장 때 계열 증권사가 인수단에 포함돼 왔지만,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이번처럼 많은 물량을 배정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증시 입성을 앞둔 삼성SDS가 지난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6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450조원 웃도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몰렸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31일 18시50분 송고한 '삼성SDS 수요예측에 우리나라 한 해 예산 1.5배 몰려' 제하 기사 참조)

수요예측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밴드(15만~19만원) 최상단인 19만원으로 결정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1천75곳 중 887곳(92.7%)가 19만원 이상의 가격을 써낸 점을 감안하면 확정 공모가가 오히려 보수적인 수준이다.

삼성SDS는 당초 주관사단과 맺은 계약에 따라 공모 매출 규모의 1%를 주관·인수단에 수수료로 지급할 예정이다.

609만여주를 모집하는데 공모가가 19만원으로 확정됐으니, 총 매출 규모 1조1천600억원 중 1%인 116억원정도가 주관·인수단에 지급되는 셈이다.

이중 대표 주관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가 전체 매출 주식의 27%씩을 인수해 총 26억7천만원 가량의 인수수수료를 챙긴다. 공동 주관사인 JP모간은 23%의 비율을 배정받아 26억7천만원을 챙긴다.

인수단에 삼성그룹 계열사 자격으로 포함된 삼성증권은 주관사단 다음으로 많은 18.5%를 배정받아 총 21억4천만원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

삼성증권과 인수단에 함께 포함된 신한금융투자와 하나대투증권, 동부증권은 1.5%씩 쪼개 인수한다.

대기업 집단에 속한 회사가 기업공개를 할 때 계열 증권사가 인수단에 포함되는 것은 특이할 만한 일이 아니지만 삼성SDS의 IPO 건에서 삼성증권이 18.5%를 배정받은 것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상장한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로템의 경우, 총 2천706만주를 매출하는 데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이 14%를 배정받았고 공동 대표주관사였던 KDB대우증권은 27%를 배정받은 바 있다.

공모 규모가 역대 최대였던 지난 2010년 삼성생명 상장의 경우, 총 4천444만주를 매출하는 데 계열 증권사인 삼성증권이 이중 12% 정도 배정받았다.

삼성SDS의 삼성증권에 대한 '18.5% 배정'을 놓고 업계가 부러운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최근 IPO 시장이 한동안 가뭄에 시달리며 '고사'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부러움은 더하다.

여기에 더해 삼성증권은 삼성SDS와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제일모직의 인수단에도 포함돼 있어 총 매출 물량의 15%를 배정받을 예정이다.

단독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23.5%)이나 공동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19%)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후한 배정이다.

삼성증권은 이처럼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 인수단에 모두 포함돼 챙기는 수수료만도 4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가 공모 규모의 1%를 인수수수료로 주관ㆍ인수단에 지급할 예정이고 제일모직은 0.8%를 수수료로 떼 줄 예정이다.

제일모직 역시 삼성SDS와 마찬가지로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에서 결정될 경우 인수단은 총 120억원 가량을 나눠 갖는다.

삼성SDS 상장을 통해 삼성증권이 벌어들이는 수수료가 21억4천만원이고, 제일모직 상장에서는 18억3천만원가량으로 추정되는 만큼 삼성그룹 계열사의 IPO를 주관하지 않고서도 인수만으로도 40억원 가까이를 챙기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를 받았다는 말은 예전부터 있었다"면서 "이번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 건을 통해 이 같은 말을 다시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정 비율이 조금 높은 것은 맞지만 아주 이례적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수준이다"고 말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에 따른 증권사 인수수수료(※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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