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백화점업계에 일찍 찾아온 추석 효과는 없었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백화점업계에 모처럼 찾아온 대목마저 실적을 이끌어 주는 계기는 되지 못하면서 업계 전반에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해 3분기 백화점부문 매출액은 1조8천660억원이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1.1% 늘어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2.9% 늘어난 1천340억원이었다.

그나마 아웃렛 사업이 고성장세를 보이면서 전체 실적과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아웃렛 부문을 포함한 기존점의 신장률은 9.2%였지만 아웃렛을 제외하면 1.6%에 그쳤다.

현대백화점의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매출액은 3천5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1%와 47.3% 감소한 699억원, 371억원에 그쳤다.

소비침체 여파로 매출액이 소폭 증가한 상황에서 고정비용 등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이다. 특히 종속회사인 한무쇼핑의 양재동 파이시티 손실금 400억원을 이번 분기에 반영하면서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 감소한 3천570억원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15.6% 증가한 314억원을 나타냈다. 판매마진 제고와 판관비 통제 등 감가상각비 부담이 경감되며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추석 효과에도 백화점업계의 매출이 작년 수준에 머무르는 등 딱히 좋은 점수를 받을 실적은 아니다.

백화점업계의 고민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 내수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지만, 대내외 경제 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아 짧은 기간 안에 회복세로 돌아서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여서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활로 찾기를 모색하고 있다.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사업 확장은 물론 중국인 관광객의 왕성한 소비력을 잡기 위한 전략들을 짜내는데 올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에 도심형 아웃렛인 고양터미널점을 연 데 이어 구리점과 광명점, 동부산점 등을 4분기 안에 개장한다.

현대백화점은 내년에 김포 아웃렛과 판교 복합쇼핑몰을 열고, 2016년에 송도 아웃렛을 개장한다.

신세계백화점도 하남 복합쇼핑몰 등 아웃렛과 복합쇼핑몰 진출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요우커 등 외국인 관광객 모시기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요우커 관련 매출은 급증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일부터 5일까지 중국 은련카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7.2% 늘었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신장률도 각각 86.2%와 67.7%에 달했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백화점을 찾는 고객군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철저한 고객 타깃팅을 위한 전략을 점검하고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사업들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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