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가능성 희박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 희박 등 약세 재료가 부각돼 배럴당 74달러까지 밀려났다. 이는 4년만에 최저치다.

주가는 상승장과 하락장을 오가는 변동성 장세 속에 막판 소폭 올랐다.

국채가격은 30년만기 국채입찰에 대한 실망에도 유가 급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약화 전망과 주간 고용지표 실망감으로 상승했다.

달러화는 일방향적 재료 부재 속에 엔화에 강보합세를 보인 반면 유로화에 하락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는 1만2천명 늘어난 29만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해 마켓워치 조사치 28만명을 상회했다.

지난 9월 미국의 퇴직률이 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보임에 따라 고용시장이 견조하다는 평가가 증폭됐다. 통상 새로운 일자리가 풍부할 때 일자리를 그만두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미국의 채용공고가 전월 대비 감소했으나 고용이 500만명 이상을 기록해 2007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일자리를 그만둔 사람들의 수는 275만명을 나타내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날 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세계 경제 전망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Fed가 기준금리 방향성을 결정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 경제의 여건과 이것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상승장과 하락장을 오가는 변동성 장세 속에 막판 소폭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0.59포인트(0.23%) 상승한 17,652.79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08포인트(0.05%) 높아진 2,039.33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01포인트(0.11%) 높아진 4,680.14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세계 최대 소매체인 업체인 월마트의 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도 30만명을 하회하는 긍정적 모습을 이어갔다.

주가는 그러나 장중 다우지수와 S&P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오르는 상승세를 보인 데 따른 부담감에 상승폭을 줄였다.

상승장과 하락장을 오가며 이렇다 할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한 증시는 장 막판 소폭 오른 채로 마쳤다.

국제유가가 4년 만에 최저치로 급락함에 따라 에너지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97달러(3.9%) 낮아진 74.21달러에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0년 9월21일 이후 최저치다.

월마트는 3분기 주당 순익이 1.15달러, 매출은 1천180억1천만달러를 각각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의 주당 순익과 매출을 1.12달러와 1천183억2천만달러로 예상했다.

월마트의 주가는 4.7% 상승했다.

백화점 체인인 JC페니는 시장의 예상보다 적은 규모의 분기 손실을 발표했으나 동일점포 매출이 보합세를 나타냈다고 밝힘에 따라 주가는 8.5% 밀렸다.

한편, 이날 오전 NYSE는 하드웨어 문제로 9개 증권의 거래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30년만기 국채입찰에 대한 실망에도 유가 급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약화 전망과 주간 고용지표 실망감으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7/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4bp 낮아진 연 2.342%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1/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3.4bp 내린 3.072%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1bp 떨어진 1.622%를 기록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주간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여 상승했다. 여기에 미국 경제가 아시아나 중국 등의 성장률을 상회하는 호조를 나타낸 것도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재료로 작용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0bp 하락한 0.759%를 나타냈다. 유로존의 물가 전망치가 하향 조정돼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된 때문이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분기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CB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8월의 0.7%에서 0.5%로 낮췄다. 또 내년 예상치를 1%로 예측했다.

미국의 고용관련 지표는 혼조적 모습을 나타냈다.

오후 1시(미 동부시간)로 예정된 16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입찰이 예정된 것도 국채가격 움직임을 제한했다.

미지근한 수준의 입찰 결과가 나옴에 따라 30년만기 국채가격이 반락하기도 했다.

낙찰금리는 3.092%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29배로 지난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0차례 평균은 2.46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3.8%로 지난 평균인 45.5%를 하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3.8%로 지난 평균인 17.1%를 밑돌았다.

이후 주간 고용지표 실망과 뉴욕유가 급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약화 전망이 부각됨에 따라 국채가격이 반등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국채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3) 종료를 잘 소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1월에 Fed의 개입이 없는 상황에서도 2.27-2.40%를 오르내리는 안정적 움직임을 나타내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QE3는 2012년 말에 시작돼 지난 10월에 종료됐다.

이들은 국채시장이 안정된 것은 Fed의 메시지가 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따라서 지정학적 불안정 등이 재증폭된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 아래로 재차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일방향적 재료 부재 속에 엔화에 강보합세를 보인 반면 유로화에 하락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5.7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5.60엔보다 0.18엔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478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435달러보다 0.0043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44.46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43.75엔보다 0.71엔 높아졌다.

달러화는 주간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내 엔화에 하락하기도했다. 그러나 월마트의 3분기 실적 호조 속에 지난 9월 채용공고 결과가 나온 뒤 뉴욕증시가 상승폭을 확대함에 따라 엔화에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지난 9월 채용공고는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시장은 다음날(14일) 공개될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주목하고 있다. 2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2%를 나타낸 상황이기 때문에 3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기술적으로 경기가 침체국면에 진입하게 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독일 GDP 성장률이 0.1%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 밖의 침체를 보일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주간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여 일부 거래자들이 일부 롱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이익실현에 나섰다면서 그러나 달러 강세 전망이 워낙 강해 달러화가 엔화에 반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유가 급락 등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여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인상 전망이 점차 약화돼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보였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한편, 영국 파운드화는 영국의 조기 금리인상 전망이 약화된 영향이 지속돼 달러화에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파운드화는 한때 1.57달러 아래로 내려앉아 201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711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786달러보다 0.0075달러 내렸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 밖 감소세를 나타냈음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 희박 등 약세 재료가 부각돼 4년 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97달러(3.9%) 낮아진 74.21달러에 마쳤다.

팩트셋에 따르면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2010년 9월2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재고가 예상 밖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현물 재고와 휘발유 재고가 증가세를 나타내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1월7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170만배럴 감소한 3억7천85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재고가 3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간 정제유 재고는 280만배럴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160만배럴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주간 휘발유 재고는 180만배럴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3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90.1%로 상승했다.

현물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현물 원유재고는 170만배럴 늘어난 2천250만배럴을 나타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유가는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27일 석유장관 회동에 대해 침묵하는 데 따른 감산 가능성 약화 전망으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 가격 역시 전날보다 2.46달러(3.1%)나 낮아진 77.92달러에 끝났다. 이는 2010년 9월10일 이후 최저치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상승을 견인할 재료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사우디의 침묵은 유가에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우디의 침묵은 이달 OPEC 석유장관 회동에서 감산이 단행될 가능성이 희박함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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