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그룹이 대대적인 계열사 정리와 구조 개혁이 정점에 달하고 있다.

이 작업은 이미 2년전부터 시작됐다. 2012년 7월,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모바일디스플레이, S-LCD가 합병해 삼성디스플레이로 통합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12월에는 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1조원에 인수했고, 지난 6월엔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흡수 합병했다.

합병 작업의 정점은 삼성SDI가 제일모직의 디스플레이 부분을 합병한 것이다. 제일모직은 삼성의 모태 기업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합병 직후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부문을 흡수한 뒤 사명을 변경해 이름을 제일모직으로 바꾸고, 삼성SDS에 이어 올해 연말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내 계열사 혁신은 합병 뿐 만이 아니다. 삼성은 그룹내 다수 계열사 매각을 통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벤처창업 시대에 창립됐던 14개 e삼성 계열사들도 모두 매각되거나 정리 절차를 마쳤다. 관련된 여러 논란 속에서도 e삼성 창업은 시대 조류에 맞는 판단이었고, 이후 경영적 판단에 따라 사업을 접는 결정의 속도도 신속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삼성의 빠른 개혁과 달리 과감한 변화 조치의 타이밍을 놓쳐서 곤란을 겪은 다른 재벌의 사례도 경우도 많다.

거시경제 지표를 간과해 업황을 미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무리하게 투자한 기업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이나 경영정상화 협약을 하기에 이른 대기업이 있는가 하면, 무리한 자금조달 과정에서 빚어진 사기 혐의로 인해 계열사가 줄줄이 매각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도 있다.

실패의 공통점은 경영판단이 느렸다는 점도 있지만 오너의 지위를 고집했다는 점이 꼽힌다.

삼성은 이미 한국내의 한 사람의 기업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이며 모국인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주축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오너 일가의 이익을 따지는 차원을 떠난 대승적 경영판단과 변혁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19일 오늘은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 추모 27주기다.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는 그의 좌우명을 삼성이 다시 새겨봐야 하는 날이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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