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에디 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환율전쟁에 참여하려는 의도가 없다면서 중국의 금리 인하가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청 이코노미스트는 2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하기 위해 금리를 내렸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중국이 환율전쟁에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일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내리려고 했다면 통화정책 대신 외환정책을 사용했을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금리 인하로 한국도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국은 중국이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중국의 중기 성장 전망이 밝아졌다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면서 중국의 금리 인하가 오히려 한국 경제에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아직 금리 인하가 중국의 중기 성장 전망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평가하기 이르다면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에디 청 이코노미스트와의 일문일답.

-- 중국 금리 인하로 아시아에 환율전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있다. 이것에 동의하는가

▲ 중국이 환율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은 자국 성장률에 대한 우려로 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환율전쟁의 주요 특징은 자국 통화를 절하시켜 수출을 늘리고, 자국 디플레이션을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데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를 보면 환율을 절하할 이유가 별로 없다. 중국은 대외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 이바지하는 바가 적어 위안화를 내리더라도 실제 중국 경제에 주는 (긍정적) 영향이 매우 적다. 따라서 중국은 통화정책과 외환정책을 구분해서 보는 게 중요한데 통화정책은 성장률에 영향을 주기 위해 사용하고, 외환정책은 위안화 국제화 등을 위해 사용한다.

-- 그럼 이번 금리 인하는 위안화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게 아니란 얘기인가

▲ 그렇다. 게다가 금리 인하 후 인민은행이 매일 고시하는 달러-위안 환율을 보면 오히려 내려갔다. 이는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국이 환율전쟁에 참여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그럼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금리 인하보다 최근 엔화 약세를 더 걱정해야 하나

▲ 전에 인터뷰(10월 28일 송고된 '<인터뷰>SC 박종훈·에디청 "엔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라"'기사 참조)에서 언급했듯 한국 당국의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화가 엔화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일본 기업들이 아직 엔화 약세에 발맞춰 수출 가격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엔화 약세가 단기에는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중기에 엔화 약세가 가속화하면 일본 기업들이 수출가격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제3국에서 일본 기업들과 수출경쟁을 벌이는 한국 기업들이 더 격화된 경쟁을 직면하게 된다. 이것이 한국 당국이 엔화 약세를 우려하는 이유다.

-- 한국에서는 중국 금리 인하로 한국도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한국은 오히려 중국이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중국의 중기 성장 전망이 밝아졌다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중국의 중기 성장 전망이 개선된다는 것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한국의 금리 결정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지금으로서 SC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 않다.

-- 그러면 중국의 금리 인하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인가

▲ 아직 그렇게 단정하기는 이르다. 우선 금리 인하가 중국의 중기 성장 전망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지켜봐야 한다. SC는 중국이 내년에 또 예금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이번 금리 인하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중국 당국이 성장률 전망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이고, 이들이 실제로 성장률 전망을 개선할 수 있는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 앞으로 원화는 어떻게 될까

▲ 현재 원화는 무역 가중 실효환율을 기준으로 보면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다. 이는 원화가 엔화 약세에 발맞춰 상당히 절하됐음을 의미하고 이는 앞으로 잠재적으로 원화의 추가 약세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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