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 내 비둘기파와 매파 관료가 대비되는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27일(미국시간) 비둘기파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기가 악화할 상황에 대비해 추가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매파인 리처드 피셔 댈러스연은 총재는 Fed가 할 일을 다했다며 추가 부양책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경기 회복에 대한 평가가 Fed 내에서도 엇갈린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특히 비둘기파들은 지난해 초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내놓았지만 그와는 달리 경기가 악화하자 Fed가 결국 양적 완화를 실시한 경험이 있는 만큼, 비둘기파는 경제지표에서 나타난 경기 회복을 환영하면서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로젠그렌 총재는 영국 런던에서 연설 중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더 빠르기 늘지 않고 실업률이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통화정책이 더 경기조절적(accommodative)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실업률이 완전고용이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목표치를 밑돌 것"이라며 이 때문에 "Fed는 통화 정책 대응에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최근 경제지표가 개선된 점으로 미뤄 앞으로 경제 전망을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지출이 취약한 상황에서 실업률 하락을 정당화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경기 회복세의 지속성을 판단 중이라고 설명했다.

로젠그렌 총재처럼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관료가 있는 반면에 피셔 총재는 추가 경기부양책이 무모하다고 경고했다.

피셔 총재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연설에서 "최근 신용 위기로 금융 체계가 무너지려고 할 때 Fed가 금융 체계에 유동성을 마련하며 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연료 탱크를 채우는 이상의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료를 더 넣어준다고 해서 가속 페달을 밟게 할 수는 없다"며 유동성은 충분하나 기업이 제품 수요와 재정에 대한 불안으로 할 수 있는 수준만큼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총재 모두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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