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달부터 중국 위안화 직거래가 허용된다. 달러-원 시장처럼 오전 9시부터 거래를 시작해 오후 3시에 마감되는 정규 시장이다.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 등을 감안하면 위안화 시장이 조만간 비약적인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1일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리는 개장식에 대거 참석하는 것도 이런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위안화 위력 더 세지는 건 기정사실

중국 위안화는 최근 디플레이션 우려에 시달리고 있는 유로존 등을 제치고 조만간 기축통화의 지위를 꿰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중국 경제성장세가 견조하기 때문이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GDP 증가폭이 미국의 1.8배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내수용 상품 수입 규모 2조6천억 달러로 2조5천억 달러 규모인 미국을 앞질렀다. 증가율은 중국이 7.8%에 달해 2.3%에 그친 미국을 조만간확실하게 따돌릴 전망이다.

우주선까지 쏘아 올린 중국은 연구개발(R&D) 부문에서 독보적이다. 중국 정부는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조위안이었던 연구개발비를 10조위안 수준으로 늘려 기술투자 부문에서도 이미 미국 등 선진국을 앞질렀다. 홍콩상하이뱅크(HSBC)는 일본과 경쟁할 중국제품의 비중이 조만간 40%에 육박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자동차 전문매체인 J.D 파워는 중국 자동차 업체의 품질도 조만간 글로벌 스탠다드에 근접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산업구조 측면에서도 중국은 위용을 갖춰가고 있다.2006년에 35.7%에 달했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올해 22.6% 수준으로 낮아졌다. 중국의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 비중도 2006년 56.8%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39.8% 수준으로 17%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차 산업의 고용비중이 39%에 달해 1차 산업 31%와 2차 산업 30%를 넘어섰다.







<2011년 서비스업 육성 전략을 강화한 영향 등으로 중국의 산업구조가 빠른 속도로 고도화되고 있다>



◇ 역주행한 우리나라, 위안화 허브라도 키워라

중국이 GDP에서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나가는 사이 우리나라는 오히려 확대하는 역주행을 거듭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전 30%에 미치지 않았던 수출의 성장의존도는 지난해 60%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스몰오픈 이코노미'인 우리나라가 대외 의존도를 오히려 높여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회복 탄력성이 약화되는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 품목 가운데 중국과 경쟁관계인 주력 제품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내년 경기 회복 전망에도 우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우리와 중국의 10대 수출 품목 가운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10년전인 2004년 52.1% 수준에서 올해 61.5%로 확대됐고 중국은 같은 기간 49.3%에서 52.4%로 확대됐다.

가장 심각한 부문은 고급 인력의 대중국 유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 주요 산업을 벤치마킹하면서 주요 인력을 좋은 조건으로 대거 스카웃하고 있다. IT와 자동차 산업 부문 등에서는 고액연봉을 받고 중국 기업에서 근무하는 이른바차이나드림(China Dream)이 이미 유행어가 된 것으로알려졌다. 산업 부문에서 대세는 이미 중국쪽으로 기울었다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중국의 통화인 위안화가 우리 금융시장에서 직거래된다.글로벌 기축통화로 부상할 위안화 거래 허브를 선점하는 건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 등 양국 정상도 우리나라를 위안화 거래의 허브로 삼기 위해각별하게 공을 들이고 있다. 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시장 조성자로 참여한 신한·우리·기업·산업·스탠다드차타드·씨티·외환은행 등 7개 국내 은행과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맡은 중국 교통은행과 공상·도이치·제이피모간체이스·홍콩상하이은행 등 5개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의 어깨가 무겁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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