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한때 120엔 돌파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즉각적인 부양책 기대 약화로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11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실망감으로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어 상승했다.

달러화는 한 때 엔화에 달러당 120엔을 돌파했으나 안착에는 실패했다.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라는 분석으로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와 미국에 대한 원유 수출단가를 인하한다고 밝혀 하락했다.

이날 ECB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05%로 동결했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실무진이 추가 조치를 위한 기술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혀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그 시기에 대한 힌트는 주지 않았다.

드라기 총재는 "추가 조치는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기에 실행될 것"이라며 내년 초에 통화 확대 공급정책의 영향을 다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7천명 감소한 29만7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9만8천명을 소폭 밑돈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즉각적인 부양책 기대 약화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2.52포인트(0.07%) 하락한 17,900.1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2.41포인트(0.12%) 밀린 2,071.92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04포인트(0.11%) 떨어진 4,769.44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라는 분석으로 하락세로 출발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실무진이 추가 조치를 위한 기술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그 시기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았다.

드라기 총재의 이런 발언은 '극도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예상한 시장의 기대와 엇갈림에 따라 유럽 주요국 증시와 함께 뉴욕증시도 하락했다.

지수는 이후 ECB가 1월에 대규모 자산매입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함에 따라 한때 소폭 올랐다.

그러나 보도 내용이 실제로 드라기 총재의 언급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주가는 다시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국채매입을 포함하는 양적완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평가됐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의 마크 챈들러 외환전략 글로벌 헤드는 "최근 연설에서 드라기 총재가 보여준 긴급함은 이번 기자회견에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은 국채매입 약속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발언을 기대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는 유가의 하락으로 에너지 업종이 약세를 보인 것과 ECB 소식에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다음날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를 앞둔 경계심도 나타났다.

지난 11월29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감소했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소매업체 시어스홀딩스가 3분기에 매출이 감소하고 순손실이 예상보다 많았다는 소식에 4.4% 밀렸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11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실망감으로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어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3/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4bp 낮아진 연 2.238%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4.9bp 떨어진 2.937%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3bp 밀린 1.575%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이지 않다는 분석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후 시장은 다음 날 공개될 11월 고용 결과를 기다리며 관망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고용지표 결과가 연방준비제도(Fed)의 내년 첫 금리인상 시기를 일정부분 가늠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성장률 정체와 낮은 인플레이션율에 대해 경고했으나 국채를 매입하는 완전 양적완화(QE) 시기 등에 대해 거의 힌트를 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날 사상 최저치의 수익률을 나타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에 대한 매물이 출회됐다.

래리 밀스타인 RW프레스프리치앤코 국채 및 공사채거래부문 헤드는 "ECB가 내년 1분기까지 어떤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국채 매입에 대한 적극적 언급이 없어 스페인 등 유로존의 재정취약국 국채에 대한 매물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과 유로존 국채 매도세는 미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를 견인했다고 그는 부연했다.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3bp 높아진 0.736%를 기록했다. 동일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역시 전장보다 4.0bp 상승한 2.001%를, 10년만기 스페인 국채수익률도 4.3bp 오른 1.883%를 각각 나타냈다.

독일의 DAX 지수는 1.21% 하락했고, 프랑스의 CAC 40 지수 역시 1.55% 낮아졌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ECB 실무진이 올해부터 2016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GDP 전망치는 지난 9월의 0.9%에서 0.8%로 낮추고, 2015년과 2016년은 종전의 1.6%에서 1.0%로, 1.9%에서 1.5%로 각각 내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이 전날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1월 고용이 23만5천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10월에는 21만4천명 늘어났었다.

이들은 또 미국의 임금상승률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음날 공개될 11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 역시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시간당 임금 평균 상승률은 전년 대비 2% 오른 데 그쳤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한때 엔화에 달러당 120엔을 돌파했으나 안착에는 실패했다.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라는 분석으로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119.7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9.80엔보다 0.02엔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382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310달러보다 0.0072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48.32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47.49엔보다 0.83엔 상승했다.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전에 유로화는 1.2281달러까지 밀려 2012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후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알려짐에 따라 유로화가 달러화와 엔화에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유로화는 한때 1.2456달러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드라기 총재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또다시 관망세를 취하고 있음을 밝혀 유로화 매수세가 급증했다"고 풀이했다.

드라기 총재는 실무진들이 물가와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나 국채를 매입하는 완전 양적완화(QE) 시기에 대해 힌트를 주지 않는 등 시장의 기대와 달리 `립서비스`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1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2007년 7월26일 이후 처음으로 120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ECB의 대차대조표 확대를 위해 어떤 종류의 자산 매입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드라기 총재가 금을 제외한 모든 자산, 즉 미국 국채 포함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10분 뒤에 달러화가 엔화 120엔대 진입했다.

그러나 드라기의 이 같은 발언이 비현실적이라는 분위기가 확산한 데다 120.20엔부터 대기 된 대규모 옵션 연계 매물이 출회됨에 따라 추가 상승을 위한 기술적 레벨인 120.12엔 안착에도 실패해 119엔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달러화 움직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11월 비농업부문 고용 발표를 하루 앞두고 달러화의 대 엔화 저항선 돌파 시도가 이어졌다"면서 "고용이 예상보다 긍정적일 경우 120엔 안착 시도가 재개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여당이 헌법 개정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론조사 결과는 달러화의 대 엔화 강세를 지지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정례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도 현 수준인 3천750억파운드로 유지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와 미국에 대한 원유 수출단가를 인하한다고 밝혀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57센트(0.9%) 낮아진 66.81달러에 마쳤다.

이날 사우디가 아시아와 미국에 대한 수출단가를 낮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우디가 가격보다는 여전히 시장점유율 유지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부각돼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사우디의 국영 정유업체 사우디아람코는 이날 내년 1월 대 미국 수출단가를 전월대비 배럴당 10-90센트 정도 낮춘다면서 대 아시아 수출단가 역시 1.5-1.9달러가량 내린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리비아 최대 유전 중 하나인 엘 샤라라유전이 원유생산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는 보도는 공급우위 장세 지속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알 샤라라유전은 지난달 무장세력들 간의 충돌로 폐쇄되기 이전 하루 3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사우디의 수출단가 하향 조정은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들과의 전쟁을 선언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는 유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 동결을 결정한 상황이어서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이 감산을 단행하지 않으면 유가가 하락 추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북미업체들의 자본지출 규모나 OPEC 회원국들의 예산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유가가 채산성 이하로 하락했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의 자발적 감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그나마 유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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