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유럽증시가 올해 들어 8% 넘게 상승했을 정도로 유럽 금융시장은 꾸준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유로존 부채 위기에 대한 불안심리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유로존 회원국들이 재정정책에 단단히 고삐를 조이는 상황에서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는 유로존 지역의 침체를 말해주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노동법 개정과 포르투갈 재정 악화,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기조 완화 등 세 가지는 위기 해결에 앞서 유럽 지역에 아직 존재하는 큰 위험거리이자 핵심 도전과제라고 CNBC가 28일(미국시간) 분석했다.



▲伊 노동법 개정 성공 여부 = 이탈리아의 구조적인 노동법 개혁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차입금리는 떨어뜨리는 중요한 재료라고 매체는 진단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개혁안에는 근로자 해고를 쉽게 하고 진입장벽이 높고 폐쇄적인 구조를 가진 직업군의 경쟁력을 증대시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0년 넘게 유로존 평균치를 밑돌았고, 실업률은 9.2%로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청년 실업률은 30%를 넘어서 경제가 더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점점 키우고 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도 근로자 해고건을 둘러싸고 이탈리아 정부와 노조원 간 합의는 불발로 끝났다.

매체는 내년에 있을 조기총선과 더불어 노동법 개정 시한도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 재정 악화 =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도 추가 구제금융이 필요할 전망이다.

최근 포르투갈은 1년여래 최저 금리로 단기 국채를 발행했지만, 장기 국채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나쁜 상황이다.

매체는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가 12.5%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심각하게 나쁜 것이라고 진단했다.

14.8%의 실업률과 임금 관련 파업과 세금인상, 장기 경제전망도 포르투갈의 재정감축 이행을 어렵게 할 요인이다.

포르투갈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마이너스 3.3%로 예상될 정도로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

결국, 포르투갈이 추가 구제금융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포르투갈이 유로존 내에서 가장 취약하다며 포르투갈이 정부 부채를 구조조정하고 유로존을 탈퇴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다음 타자라고 지목했다.



▲ECB 스탠스 완화 = ECB의 두 차례 장기 유동성 지원이 '게임체인저(game-changer)'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문제는 유럽 은행권 문제가 완전히 해결하지 않는 상황에서 ECB가 유동성 공급 조치를 다소 완화하는 경우다.

매체는 자산 건전성 확보와 기업과 가계 등 민간 대출 증대보다는 내부 수익을 거두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로존 은행들은 ECB로부터 1.00%의 저금리로 대출받은 자금을 주변국 국채를 고금리로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두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년만기 유동성 대출 프로그램(LTRO)이 실행된 이후 스페인 은행권의 유로존 국채 보유 규모는 작년 12월과 올해 1월 29%씩 증가했다.

또 잠재적 위험이 존재하는 데도 ECB는 한 쪽에서는 유동성을 제공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유로존 국채 매입을 줄이고 일부 지원 조치들을 되돌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ECB는 유로존 위기가 정점으로 치닫던 작년 11월, 400억유로 어치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집행을 늦추고 있다. 오는 10월 종료를 목표로 했던 이 프로그램의 집행 규모는 현재 90억 유로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k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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