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말이 다시한번 거세게 뒤덮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땅콩 스캔들 때문에 화가 난 상태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기내에서 한 행동에 대한 사회적 비난은 어설픈 사측의 사과문에 더 거세졌고, 일부에서는 해당 항공사 이용을 거부하자는 비판까지 쏟아지는 모습이다.

이쯤되면 조 부사장과 그 가족들이 `경영하는' 상장사의 주식가격에도 영향을 줄 법도 한데 주가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의 주가는 사건이 알려진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9% 이상 급등했다. 또 조 부사장이 주주(지분율 2%)인 한진칼의 주가 역시 7% 가까이 상승했다.

경영진의 추문이 기업의 주가와 직결되진 않지만, 이전에 크게 변동없던 주가가 외려 이 일이 터진 이틀간 급등했다는 점에서 주시할만 하다. 이유가 뭘까.

해당 주식에 매수세가 몰린 여러가지 추론이 가능하지만, 적어도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업일지라도 성장을 지속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투자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돈 버는 데 지장만 없으면 나머지 요인은 투자 수익과 관계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산업과 경제, 그리고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전제로 한다면 윤리적인 측면에 대한 모든 구성원들의 공감대와 상식적인 합의는 기업의 실적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세계 굴지의 대기업 대부분은 `윤리 경영'을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 중요성에 대해 오래동안 인지해 왔다는 말이다.

대한민국 경제는 산업에 기반한다. 그리고 그 산업의 기반인 대기업의 경영과 소유가 현재 대부분 3세로 승계 시기를 거치고 있다. 근로자들과 소통하며, 가난과 배고픔을 알던 창업자들의 철학이 이어질 지, 대기업 3세 경영의 행보를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부디 그들의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최소한의 `지치(知恥)', 즉 부끄러움을 아는 태도도 승계되길 바란다.

(산업증권부장)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