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그간 국내 정유업체 실적악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던 중국의 정유제품 수출 확대 흐름이 둔화하면서 국내 정유업체들의 실적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난방유 등의 수요가 본격화되는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자국 내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업계의 중국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월 32만t의 정유제품을 순수출했지만 11월들어 그 규모는 25만t 줄어든 7만t에 그쳤다.

저유가 기조가 굳어진 탓에 대규모 재고평가손실로 적자가 심화되자 중국 정유업계도 잇따라 정제설비 가동률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2월 중국 정제설비 가동률은 약 77%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 수준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8% 가량 떨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향후 정유 제품을 수입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며 "유가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정유제품 공급 확대는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중국이 자체 정제설비 증설을 통해 자급 수준을 높이는 경우 국내 정유업체도 남는 제품을 중개시장에 떠밀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중개시장을 통한 거래는 직거래에 비해 마진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연일 급락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유업체들이 계획했던 정제설비 증설에 적극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61.57달러로 전일에 비해 2.19달러 하락하면서 5년 만에 최저치를 갱신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간의 시장 점유율 경쟁, OPEC 회원국간의 감산 합의 불발 등의 영향으로 지난 6월 이후 40% 가량 급락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업체들이 잇따라 정제설비 증설계획을 미루고 있다"며 "올해 70만배럴 수준의 증설 계획은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에서 그쳤고, 내년 60만배럴 증설 또한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정제설비 가동률을 올리거나 증설 계획을 시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단기적으로 중국의 정유제품 수출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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