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인 단말기 출고가 인하 행렬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출고가 인하는 공통 출시 모델은 제조사와 이통사 간의 협상으로 이통3사 모두 일제히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지만 최근에는 같은 단말기라도 이통사 별로 다른 출고가가 책정되고 있다.

연말이 되면서 창고에 쌓인 재고 처리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이후 첫 번째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통사들이 실적 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주부터 74만8천원의 삼성전자 '갤럭시 알파(SM-G850L)'의 출고가를 34% 인하한 49만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LG유플러스의 발표 후 갤럭시 알파의 출고가를 74만8천원에서 52만8천원으로 내렸다.

또한, 지난달에는 LG유플러스와 KT가 애플 아이폰6 플러스 16GB 모델의 출고가를 89만9천800원으로 2만4천200원 인하했다.

갤럭시 알파와 아이폰6 플러스는 3사 모두 동시에 같은 출고 가격으로 출시한 제품이지만 이후 출고가 인하 폭은 3사가 달랐다.

일반적으로 출고가가 낮아지면 제조사는 이통사가 보유한 재고 제품의 수량과 깎인 출고가에 따라 재고보상금을 줘야 한다.

하지만, 최근 출고가 인하는 제조사의 재고보상금이 아닌 이통사 스스로 부담금을 안고 제품의 가격을 낮춘 것으로 그동안의 관례가 깨진 상황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가장 적극적으로 파격적인 출고가 인하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단통법 시행이후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면서 실적 조정에 나설 여지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통법 시행 직전 시장이 평온했던 지난 3분기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7.0% 증가한 1천745억원이었다.

매출액은 2조7천618억원으로 오히려 4.1% 줄었지만, 마케팅비 감소가 실적 개선의 핵심 이유였다.

따라서, 작년보다 줄어든 3분기 실적에 머무른 SK텔레콤이나 올해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KT보다 LG유플러스가 적극적으로 출고가 인하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단통법 실시 이후 이통사들이 공공의 적이 된 상황에서 단기적인 실적 개선으로 눈총을 받기보다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늘리면 내년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복안이다.

실제 단통법 실시 이후 정치권과 소비자들은 이 법이 이통사들의 배만 부르게 할 것이라며 통신요금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통사들은 보조금이 아닌 보편적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제 실적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의 기본 취지가 소비자들이 보편적으로 싼 가격에 단말기를 사는 것인 만큼 이통사들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많은 소비자가 혜택을 보려면 제조사들도 출고가 인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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