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일부 한국은행 집행부 관계자들은 최근 채권시장이 폭주기관차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채권시장이 지난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두고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이주열 한은 총재가 내년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시사한 데 고무돼 있다.

한은 집행부 관계자들은 이 총재가물가목표 범위를 하향 조정하겠다는 의사를 강조한 점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강조했다. 채권시장이 한은 물가목표 하향조정을잠재성장률하향 조정과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이들은 12월 금통위 직후 이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을 리뷰하면 기준금리 추가 인하 보다 동결의 시그널이 강하다는 점을 시장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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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2년 전인 2012년에 내년까지 적용될 물가목표를 2.5~3.5%로 정했는 데 지금와서 보니 너무 과대하게 설정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러가지 구조적인 변화,해외요인에 의한 영향력 확대,공급요인에 의한 충격 등이 겹쳐 목표가 과대하게 설정됐다"면서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빨리 적정물가 상승률을 찾아야 하는 데대외 여건이워낙 커서 단기적인 변화만 가지고적정 물가 모색하기가어렵다"면서 "지금 이런 고민은인플레이션 타깃팅을 설정하는 거의 모든 국가가 경험하고 있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조적인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과거에 설정했던 목표를밑도는 현상은 우리만이 아니라 글로벌 상황이다"면서 "구조변하를 다 반영해 우리경제에 맞는 균형 또는 적정 물가 상승률을 모색해 2016년부터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은 집행부 관계자는 이 총재가'구조적인 변화'를 지적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인구 고령화와 경제활동 인구 감소 추세가 겹쳐 가계를 중심으로 총수요 부진 현상이 가속화되는 데 따른 문제를 통화완화 정책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이 총재 등의 복심 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가컵에 가득찬 물의 표면장력 처럼 위험성을 내포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하라는 게 한은 집행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시장은 항상 탐욕과 공포 사이를 오가며 오르내리기 마련이지만 연말 서울 채권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인다는 게 한은 집행부의 판단인 듯하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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