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최근 구제금융설에 시달린 스페인이 오는 30일(유럽시간) 긴축 예산안으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주말 스페인 집권 국민당(PP)이 주요 지방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정부의 긴축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태다.

더구나 지난 28일 스페인 언론들이 유럽연합(EU)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인 정부가 은행 자본재조정을 위해 구제금융 요청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해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29일 스페인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해 긴축안을 둘러싼 여론도 악화일로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안토니오 가르시아 파스쿠알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스페인 정부에게 공은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 정부가 긴축 예산안으로 시장을 확신시켜야 하는 초읽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당이 재정 긴축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스페인의 부진한 경제 성장률을 고려할 때 정부의 감축 목표를 결코 사소한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이 0.7%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이코노미스트는 이 전망치가 너무 낙관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페인이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될 다음 타자가 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윌리엄 뷰이터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스페인이 올해 안에 트로이카의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BS의 전략가들은 "스페인 정부가 부채를 억제하려고 하고 있으나, 실업률은 계속 오르고, 노동자들은 스페인을 점차 떠나고, 소비자들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대략 50%에 이를 정도이며, 수출과 내수 수요는 모두 하락하고 있고, 유로존과 합의한 적자 감축 계획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리처드 포터스 창립자 겸 사장은 "개혁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저항도 엄청나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이 제공한 자금을 스페인 국채를 사는 데 사용해왔다"라며 "이는 그리스에서 보았듯 장기적으로 올바른 조치가 아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은행 부문은 최근 ECB 자금을 가장 많이 받은 은행권 중 하나지만, 스페인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과도한 노출액은 은행에 추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스페인 정부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스페인 은행의 재자본화를 공동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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