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새해를 맞아 임직원들과 첫 인사를 나눈 증권가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사에 고스란히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냈다.

직접 글을 쓰기 좋아하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올해도 직접 신년사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회장은 비행기 안에서 작성해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나, 펀드 수익률에 힘들어하는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가 회자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글로벌 경영과 보험, 연금, 신탁, 퇴직연금을 강조하며 금융 그룹 전체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 밖의 계열사 CEO들은 침묵을 지켰다.

대신금융그룹도 이어룡 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며 그룹을 대표했다. 사업부문별 차이를 통한 차별화를 역설한 이 회장은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언급하며 계열사 시너지를 언급했다.

금융지주 계열사로는 유일하게 한국금융지주 계열사 CEO들이 각각의 목소리를 전했다.

평소에도 명함을 들고 직접 영업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신년사에서도 전투적인 면모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투증권이 동원증권과 통합한 지 10년이 흘렀고, 그 대부분의 시간을 이끌어 온 유 사장은 'still hungry' 그 자체였다.

새롭게 둥지를 튼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도 직원들에게 전하는 첫번째 새해 인사를 전달했다.

꼼꼼하기로 유명한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국내 압도적 1위 증권사'라는 확고한 목표 아래 명확한 중점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고객수익률 중심 경영과 수수료 기반(fee-based) 영업 강화, 신 고객관리(CRM) 시스템 활용, 투자은행 역량강화 등 각 사업부별 목표를 확실히 언급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도 구체적인 사업부 하나 하나를 지목했다. 합병증권사로서의 도약 첫해를 맞이하는 만큼 개별 비즈니스의 확고한 목표를 제시했다.

반면 증권가 신임 CEO 반열에 함께한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은 짤막한 신년사로 대신했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라는 그는 메시지엔 구체적인 목표보단 공정성과 투명성, 배려, 협력 등 추상적인 어휘가 등장했다.

업계 대표적 '젠틀맨'으로 정평이 난 김신 SK증권 사장은 신년사에서도 그의 겸손함을 고스란히 묻어났다.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당부하는 말 대신 자신이 경영에 임하는 자세와 노력을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련부서에 CEO의 신년사를 작성하지만 큰 그림과 메시지는 CEO의 뜻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스타일이나 성격이 전해질 수밖에 없다"며 "수장이 바뀐 증권사들도 많은 만큼 새로운 스타일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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