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유로존 주변국의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유로가 달러와 등가를 이루는 수준까지 떨어져야 한다고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30일(유럽시간)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유로존은 주변국의 성장과 국제수지, 경쟁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실질적인 통화 가치 하락이 필요하다"며 "주변국을 위해 유로가 달러에 대해 등가를 이루는 수준까지 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로는 달러에 대해 1.33달러 근처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루비니 교수는 시장은 현재 긴축 계획을 시행하는 스페인,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들에 상을 줄지 벌을 줄지 결정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한다며 이를 "정신분열증을 앓는 듯" 하다고 비유했다.

그는 "(유럽이) 재정 적자를 둘러싼 악순환에 처해 있다"라며 "긴축을 시행하는 것 자체가 침체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성장이 없다면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는 사회·정치적 반발감은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유로존 주변국의 성장과 재정 적자 악순환이라는 고리를 끊으려면 통화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루비니 교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시행한 장기대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시장을 떠받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고통스러운 디레버리징(차입축소) 과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는 ECB는 현재 유럽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이 할 수 있는 최대한도에 거의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란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서는 긴장이 계속 고조될 것 같다며 중동 전체가 세계 경제에 지정학적 긴장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루비니는 전 세계가 침체에 직면하고,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침체와 디플레이션이 결합한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와 미국의 예상보다 악화한 경제 지표 등은 전 세계 경기 회복의 또 다른 주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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