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근 트러스톤자산운용 채권운용 본부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23년 채권맨'이 트러스톤자산운용을 선택했을 때 시장은 놀랐다. 그는 7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자신의 도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손석근 트러스톤자산운용 채권운용 본부장(CIO)은 2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들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최고의 채권운용 하우스가 되겠다는 포부를 매일 아침 다잡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일 키워가는 느낌, 도전하는 느낌이 큰 활력소가 된다"며 "처음 내가 가고자했던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되뇌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 본부장은 지난해 6월 한화생명 투자전략본부에서 트러스톤자산운용 채권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13년의 세월을 머물렀던 국민연금에서는 채권팀장과 채권운용실장을 역임했다. 국민연금이 지난 1999년 처음으로 기금운용본부를 설립할 때 합류한 그는, 8조원에 불과했던 채권 운용계정이 13년 새 220조원으로 불어난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국내 채권시장의 성장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셈이다.

채권 시장의 큰 손에 주로 몸담던 그가 트러스톤자산운용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는 황성택 사장이 있었다. 그리고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채권 운용을 본격화할 무렵 황 사장이 손 본부장을 찾았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채권본부가 사실상 구색을 갖추기 시작한 때였다.

이후 손 본부장은 채권 전문 운용역과 채권 애널리스트를 중심으로 본부를 꾸렸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에 머물며 채권운용을 담당했던 양진모 이사와 ING자산운용에서 장단기 채권형 펀드를 운용해온 문성호 차장, 대우증권 채권본부에 몸담았던 진재식 차장 모두 10년 가까이 채권시장에서 활약해온 전문 운용역이다. 여기에 회계법인과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크레딧 애널리스트로 활약해온 전춘봉 과장, 그리고 최근 공모를 통해 합류하게 된 전문 트레이더 이수정 대리 등 7명으로 구성된 채권본부 대다수가 그야말로 '선수'들이다.

손 본부장은 "팀원 모두가 국내외 펀더멘털과 채권 리서치에 강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며 "대동소이한 채권 하우스들 사이에서 트러스톤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운용사는 큰 하우스가 아니라 일관된 투자철학과 강한 리서치,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지키는 우수한 인력을 갖춘 운용사"라며 "새로운 채권 명가로 트러스톤이 손꼽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손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새롭게 둥지를 튼지 반 년이 지났다. 그간의 소회는?

▲ 자산운용사에서 일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모든 것이 새롭다. 연금, 보험과는 조직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 하지만 회사 전체가 서로 얼굴도 알고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좋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 채권시장에서 연기금과 보험사가 이른바 '갑'이라면 자산운용사는 '을'인데.

▲ 가장 크게 와 닿는 차이점이다. 하지만, 자금을 집행하는 곳에 있었다 보니 클라이언트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명확하게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갑을의 관계를 떠나 이제는 능력과 전문성을 보여주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더 큰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주식 운용 규모가 월등히 큰 트러스톤에서 채권 운용을 시작하기가 만만치 않았을 텐데.

▲ 쉽지 않다. 하지만, 이곳의 채권맨들도 트러스톤의 (주식)운용 철학과 스타일에 공감하며 그 철학을 채권 운용에도 구현하러 온 사람들이다. 주식이나 채권이나 모두가 벅차게 리서치를 해야 좀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트러스톤의 주식운용도 설립 이래 꾸준히 그 시간을 걸어왔기에 지금이 있는 거다. 채권도 그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언젠가 쏟은 열정과 시간만큼의 결과가 있으리라 자신한다.

-- 채권운용본부를 꾸리면서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한 점이 있다면.

▲ Insight, Pro-activeness, Patience. 자신만의 독자적인 시각 아래 적극성, 자발성을 가지고 시장에 선제적으로 접근해 기다려야 한다. 치열한 토론으로 헛점 없는 논리와 전략을 만들자고 팀원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그게 길이다.

-- 현재 3조 가까운 AUM을 운용하고 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 연기금과 보험사에서 아웃소싱 운용을 해본 경험은 자산운용사에 몸담은 내게 가장 큰 힘이다. 그간 기관투자자로서 항상 수익을 낼 자산과 그 자산을 운용할 좋은 매니저를 찾아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트러스톤을 차별화된 채권 하우스로 만들고 싶다. 트러스톤은 주식만 잘한다고 생각하는 일부 시장에게 남다른 채권 운용 성과를 보여줄 거다.

-- 마지막으로 올해 채권 시장을 내다본다면.

▲ 혼돈의 장이다. 한은의 매파적 스탠스에도 여전히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남은 우리와 달리, 미국은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그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금리는 계속 낮게 유지되겠지만 시장의 변곡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어닥친 디플레이션 압력과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급락이 진정되면 성장과 물가에 대한 비관론보다 낙관적 시각이 점차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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