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초이노믹스가 연초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부동산 경기 부양에 따른 전세난에 중산층과 서민들의 분노 '게이지'가 한 껏 올라갔다. 직장인이 연말 정산에서 세금폭탄을 맞으면서 부자감세-서민증세 논쟁까지확산되고 있다.

◇전세계 유일한 전세 없어지는 게 자랑스러운가

최경환 경제팀은 부동산 경기 부양에 따른 후폭풍으로 전세난이 불거지자대안으로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발빠르게 내놓았다. 민간 자본이 임대시장에 진출할 경우 연 5%대의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게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의 기본골자다. 최 부총리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제 우리나라도 주택임대차 모델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가져가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세입자들도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모델인 전세만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이들의주장이다. 적정 소득 수준 안에서 월세를 감수하든지 그 게 싫은 실수요자들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게 정부 정책의 복심이기도 하다.집을 사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이라는'윽박지르기식 정책의도'까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초이노믹스의 하나인 기업형 민간임대 주택 정책이 비난에 직면하는 이유는 수요자 보다 공급자 중심이라는 데 있다. 민간 기업에 연 5%의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면서도 중산층 등 세입자들의 부담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일부 채권전문가들은 연 5%의 수익률이라면 굳이 민간자본이 아니라국민연금 등 연기금에 문호를 우선 개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연금 등은 국채 30년물 금리가연 3% 밑으로 떨어져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부채 듀레이션이 30년 이상인 데 비해 자산듀레이션이 5년도 되지 않는 미스매칭으로 속을 끓이고 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연 3%대의 수익률만 보장되더라도 최소 20년물 이상의 채권을 매입할 수요가 있다. 정부가 이자 비용 일부만 재정으로 보조하면 지금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중산층 등의 임대 수요를 커버할 수 있는새로운 형탱의 금융상품을 만들 수도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도 주택임대의 핵심은 파이낸싱이라고 말했다. 전세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고 중산층을 설득하기 전에 제대로 된파이낸싱으로 중산층의 주거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법인세 안내린 2007년 남은 세금 15조…성장률 5.4%

직장인들이 연말 정산에서 세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이노믹스는 또 한차례 뭇매를 맞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재벌기업들의 법인세를 깎아준 후폭풍이 직장인들의 증세로 이어졌다는 야당 및 시민단체의 공세가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연말정산에 따른 직장인들의 세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세수 부족의 원인으로 지목된법인세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위해서 대부분 국가들이 법인세를 내리는 추세라는 점에서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 난색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박근혜 정부까지 7년 동안 법인세 인하에 따른 낙수효과가 어떤 형태로 나타났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의 법인세율 평균이 2002년 22% 수준에서 2014년 24.5% 수준으로 증가한 통계치와 차이가 있는 설명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권이 법인세를 2%포인트 인하하기 직전인 2007년세계 잉여금이 15조원에 이르고성장률도 5.4%에 달했다는 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에도 직장인들의 유리알 지갑만 털어간다는 푸념이 있었지만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으로 지방재정은 오히려 튼실해지는 부수효과가 있었다. 당시 달러원 연평균 환율은 929.25원이고 코스피지수는 1897.13이었다.





<2014년 이후 미국 다우지수,일본 니케이지수,한국 코스피지수 추이. 다우지수와 니케이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코스피지수는회복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7년이 지난 지난 2014년 성장률은 3.3%에 그쳤고 코스피지수는 1,915.59를 기록했다. 환율은 1,053.22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다우지수는 17,823.0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웃나라 일본의 니케이지수는 17,450.77을 기록했다. 미국의오바마 대통령은 상위층 1%의 증세를 통해서라도 중산층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했고 일본의 아베 총리도 소비세 인상을 통해 재정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결국 경제팀의 성적은 지표로 말해야 한다. 전세난과 연말정산의 후폭풍 속에 현 경제팀은 과거 경제지표를 통해 되물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과연 지금 우리가 잘하고 있는걸까."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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