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인한 이통사들의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상승에 힙입어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동통신 3사 모두 아직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이 충분히 남아 있어 당분간 ARPU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통 3사의 영업이익은 작년에 비해 일제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 3사 중에서 실적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KT다.

KT는 지난해 2분기 1조원 규모의 명예퇴직 비용을 반영하면서 8천1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아직 연간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적자 전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예년처럼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실적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이다.

증권업계가 추산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각각 2조2천500억원과 7천200억원 수준이다. 예상이 크게 빗나가지 않는다면 두 회사 모두 작년 대비 나은 성적표를 받게 된다.

2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텔레콤의 작년 영업익 예상치는 약 1조8천300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3일 지난해 5천76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이 감소하는 등 무선통신시장이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도 이통사들의 실적 반등이 점쳐지는 이유는 LTE 전환으로 인한 무선서비스 ARPU 상승 때문이다.

지난해 각종 악재에도 이통 3사는 ARPU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말 기준 무선서비스 ARPU는 전년 대비 6% 상승한 3만6천157원을 기록했다. 아직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SK텔레콤과 KT의 ARPU도 2013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통사들은 올해도 3밴드 LTE-A 서비스 출시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기존 3G 가입자를 LTE 서비스로 갈아타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LTE 전환은 곧 고액요금제 가입을 의미하기 때문에 LTE 전환률을 최대한 끌어올릴수록 ARPU가 상승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이통 3사의 LTE 전환율은 61.5%에 이른다. LG유플러스가 73.7%로 가장 높았고 KT(60.2%)와 SK텔레콤(57.5%)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3G 일반폰(피처폰)과 스마트폰을 이용 중인 고객이 전체 가입자 가운데 29.7%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고객 중에서 약 30%가 LTE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인 셈이다.

반면, 단통법 시행으로 인한 이통사들의 마케팅비용 절감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의 편차만 줄었을 뿐 1인당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는 거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유통점에 지급하는 일종의 판매수수료인 리베이트가 증가한 것도 마케팅비용이 줄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이통 3사가 일제히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있어 올해도 어느 정도 마케팅 출혈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로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마케팅비용이 5천182억원으로 집계돼 단통법 시행 이전인 전분기보다 오히려 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 측면에서 단통법으로 인한 수혜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해석이 우세하지만 이통사들 입장에서는 마케팅비용을 지난해 수준만 유지해도 이득"이라며 "올해는 LTE 전환율과 함께 무선통신 이외의 분야에서 신사업을 얼마나 발굴하느냐가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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