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받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올해도 유가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가급락 영향권 아래에 있는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등은 올해 유가가 안정될 경우 지난해보다 비교적 나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일각에서 여전히 여전히 유가의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는 상황인데다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원가와 제품가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삼성그룹의 주요 석유화학계열사를 인수함에 따라 업계 1위로 껑충 뛰어오른 한화케미칼의 실적에 유가 하락은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유가 급락과 제품 마진 하락이 맞물려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에 1조9천401억원의 매출액과 28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컨센서스 대로라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87%, 16.7% 줄어든 셈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유가가 반등하면 디플레 우려가 해소되며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추가적인 급락 없이 서서히 반등할 경우 재고 조정이 이뤄지며 제품 스프레드(제품가격-원료가격)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대 수요시장인 중국의 성장률 둔화, 중국 내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상승, 중국 내 중동산 석유화학제품 유입 증가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석유화학 비중이 70% 이상인 LG화학의 올해 실적도 유가 반등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LG화학이 올해 고흡수성수지(SAP) 생산능력을 36만t으로 확대하고 대산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도 증설함에 따라 원가 경쟁력이 강화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석유화학부문에서 매출이 일부 감소할 수 있으나, 제품 수급상황을 고려했을 때 제품가격 하락폭이 제한적이어서 수익성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유화학 부문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제품가 하락으로 매출 증가가 쉽지 않은 구조지만, 유가가 반등할 경우 영업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납사가격 하락으로 14조6천728억원의 매출액과 3천675억원의 영업이익, 2천4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집계됐다. 컨센서스 대로라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74%, 24.6%나 줄어든 셈이고, 당기순이익도 14.63% 감소한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유가가 안정화되면 롯데케미칼의 실적 개선이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또한, 선진국의 견조한 수요와 타이트한 에틸렌 수급상황이 개선되면 회사 주력제품인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부문의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유가 안정화 이후에는 실적이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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