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채권왕' 빌 그로스가 주택저당증권(MBS) 투자를 늘린 전략의 적중으로 올해 1분기에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미국시간) 보도했다.

WSJ가 인용한 펀드정보업체 모닝스타의 자료에 따르면 그로스가 운용하는 2천520억달러 규모의 토탈리턴펀드는 올해 1분기에 2.88%의 수익률을 보였다.

채권 투자의 벤치마크로 널리 활용되는 바클레이즈캐피탈의 종합채권지수가 보인 수익률 2.58%보다 30bp 높은 수치다.

토탈리턴펀드는 채권형 뮤추얼펀드 가운데 수익률 상위 11%에 올랐다.

그로스는 "1분기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며 "올해 남은 세 분기 동안에도 이런 실적을 낼 수 있다면 뛸 듯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연방준비제도(Fed)가 MBS 매입을 목표로 하는 3차 양적완화(QE)를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MBS가 강세를 보인 것이 그로스의 수익률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MBS는 올해 1분기에 0.57%의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해 9월 38%였던 토탈리턴펀드의 MBS 비중은 지난 2월 52%로 높아졌다.

1분기에 1.29%의 손실을 기록한 미 국채 보유 비중은 지난 1월 38%에서 2월에는 37%로 소폭 줄었다.

고수익(하이일드) 회사채 비중은 같은 기간에 4%에서 3%로 줄었다.

WSJ는 Fed의 MBS 매입이 실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그로스의 전략이 앞으로도 적중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펀드정보업체 리퍼의 제프 트조르네호 선임 애널리스트는 "Fed가 QE3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MBS에 대한 수요는 사그라들 것"이라면서 "그로스가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둘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Fed가 2014년 말까지 제로 수준으로 유지키로 한 기준금리의 인상 시점을 앞당겨도 그로스의 전략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모기지 금리는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로스는 "금리가 급격히 낮아지거나 오르는 것은 모기지 금리에 좋지 않다"면서 "MBS는 원하는 만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중을 더 늘리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공동최고투자책임자(CIO)인 그로스는 지난해 미국 국채 약세를 점친 실수를 범한 탓에 2006년 이후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토탈리턴펀드는 지난해 시장 평균인 7.84%에 한참 못 미치는 4.16%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수익률 하위 13%에 속했다.

여기에 더해 50억달러의 자금이 펀드에서 빠져나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금 순유출은 1987년 펀드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토탈리턴펀드는 올해 들어 지난 2월말까지 10억7천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sjkim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