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최욱 기자 =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 전자·IT·자동차·통신 등 산업과 산업 사이에 쳐진 울타리를 허물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기에 제한이 없다 보니 자연스레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은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략적 차원에서의 인수합병(M&A)도 단행되고 있다.

IT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발(發) 빅뱅이 시작됐다'고 하면서도 그 폭발력이 어느 정도에 달할지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사물인터넷의 개념이 아직 공인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그 의미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논의를 종합하면 '여러 기기들이 서로 연결돼 사용자가 굳이 조작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작동하는 것'이 사물인터넷의 포괄적 개념이다.



◇ '배관공도 알아야 하는 사물인터넷'

IT 시장 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사물인터넷 관련 업체들이 오는 2020년이면 3천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술을 통해 연결된 기기는 최대 260억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인구 수를 고려하면, 2020년이 되면 한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기기가 수개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가트너는 사물인터넷의 대표적인 분야가 될 자동차 부문에서는 자동차 5대 중 1대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정을 비롯해 사업장과 공공기관, 심지어 길거리에 비치된 쓰레기통에도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봤다.

가정뿐 아니라 각 기업의 사업장과 공공기관, 심지어 길거리의 쓰레기통에도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IT분야 조사기관인 IDG(International Data Group)는 "인터넷 밸브(connected shut-off valves) 때문에 배관공들도 사물인터넷을 알아야만 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 합종연횡 본격화…생태계 구축 '헤쳐모여'

사물인터넷의 핵심은 '생태계 구축'이다.

각종 기기를 연동할 수 있는 운영체제(OS), 즉 플랫폼을 얼마나 잘 구축하고 이를 어디까지 확장해 다른 플랫폼과 호환할 수 있도록 하느냐가 관건이다.

저마다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지만, 다른 플랫폼과 호환 가능하게 만들고 그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하는지가 더 중요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통신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을 비록해 델과 인텔, 윈드리버 등이 참여하는 사물인터넷 컨소시엄 '오픈인터커넥트컨소시엄(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을 구성했다.

퀄컴과 리눅스 주도의 '올신 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를 겨냥한 연합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올신 얼라이언스에는 시스코와 마이크로소프트, LG전자, HTC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다.

합종연횡을 통한 사물인터넷 플랫폼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자체 개발한 타이젠OS를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OS가 사물인터넷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자평하고, 향후 출시되는 프리미엄 전략 제품인 SUHD TV 전 제품에 타이젠OS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SUHD TV를 스마트홈의 '허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다가올 사물인터넷 시대에 맞춰 사업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을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 기술력 확보…'M&A가 살 길'

'진정한 스마트홈 시대'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앞서 미국 개방형 플랫폼 개발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 Things)'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 얼리센스(earlysense)에 삼성벤처를 통해 2천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얼리센스는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 기조연설에서 직접 언급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SK텔레콤은 2013년 나노엔텍(헬스케어)에 이어 지난해에는 네오에스네트웍스(보안)와 아이리버(스마트 엡세서리)를 인수하는 등 사물인터넷 사업을 위한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과 신규 비즈니스 모델 정립을 위해 M&A, 지분 투자, 전략적 제휴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유망 분야 '헬스케어·스마트홈'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헬스케어와 스마트홈 부문이다.

가트너가 2013년 발표한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0년까지 사물인터넷의 부가가치 창출을 산업별로 분석했을 때 헬스케어(15%, 2천850억달러)가 제조업과 함께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로 꼽혔다.

'CES 2015'에서도 스마트밴드를 비롯해 건강과 사물인터넷을 결합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전시됐다. 특히 수면 습관 등 아이들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들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들뿐만 아니라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들도 네트워크 통신기술을 내세워 스마트홈 사업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헬스케어나 스마트홈에 비해서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교통·물류 분야가 사물인터넷과 결합할 경우 성장성이 가장 크다고 전망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이 밖에도 에너지 관리, 이동통신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물인터넷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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