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레이드증권 송치호 연구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에그베네딕트(egg benedict)는 홀랜데이즈(hollandaise) 소스가 핵심이에요. 이걸 잘해야 해요."

브런치 레스토랑 요리사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말끔하게 다려진 와이셔츠에 파란 넥타이. 평범한 금융권 종사자로 보이는 이 사람은 지난달 이트레이드증권에 둥지를 튼 송치호 연구원.

송 연구원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유안타증권(구 동양종금증권)에서 이슈 및 섹터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 작년 한 해 요식업계에서 '셰프'로 근무했다.

송치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요식업계에 종사하다 섹터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게되니 보는 눈이 완전 달라졌다"며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쪽 업계가 돌아가는 생태계를 생생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송셰프의 음식료 현장 이야기'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음식료 업종 기업들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시리즈로 발간되는 송셰프 이야기의 첫 주제는 외식산업이다. 이 보고서는 최근 이슈가 되는 한식 뷔페, 수제 맥주를 브랜드 별로 분석하고 업체에 납품하는 식자재 회사들을 주식 투자 관점에서 접근했다.

음식은 애초부터 사랑했다. 먹는 것뿐만 아니라 요리하는 것도 좋아한다. 가정에서도 요리는 그가 도맡아 한다.

그런 그가 동양종금증권에서 교육, 화장품 섹터 연구를 거쳐 음식료 업종을 맡은 것도 우연은 아닐 것.

송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직접 현장을 경험하고 싶었다"며 "오랜 고민 끝에 '해보고 싶던 일을 하자'고 결심, 회사를 퇴직했다"고 전했다.

퇴직 이후 셰프로서 첫 직장은 서울 반포 서래마을에 위치한 포폴라리타였다. 이후 이태원의 뽀르게리따, 가로수길의 르 브런쉭을 전전하며 우리나라 요식업계가 '굴러가는' 생생한 현장을 체득했다.

서빙에서 실제 조리까지, 그는 금융투자업계를 떠난 1년 간 셰프로서의 기본을 탄탄히 닦았다. 근무했던 레스토랑에서도 '메뉴 아이디어가 기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도전정신은 과거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시기에도 여전했다.

식음료 업종 애널리스트가 된 이후, 휴가를 내서 자비로 중국에 가는 일이 잦아졌다. 당시 담당하던 식품 업체의 중국 진출 현황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다.

송 연구원은 "당시 오리온이 지역 세부 침투 전략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대도시 뿐만 아니라 소도시도 직접 방문해 확인했다"며 "정말 이들 기업이 잘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투자자들에게 알려주고자 현지 탐방에 나섰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1년간의 셰프 생활 후 그는 다시 금융투자업계로 돌아왔다. 요리는 그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애널리스트로서 '분석'은 그가 잘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 그는 그가 경험한 음식료업계를 보다 생생하게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는 '음식료+금융업'의 하이브리드 애널리스트라고 자칭한다.

"서울에서 가장 '핫한' 장소에서 일한 경험을 통해 산업의 흐름 자체를 알리고자 한다"며 "앞으로 사람들에게 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 돈의 흐름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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