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회사가 원하는 바람직한 인재상은 '지식에 바탕을 둔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다. 곧, 시킨 것 이상을 해내는 사람이다."

이영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상무는 지난 10일 오후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에서 열린 '여기(女氣) 모여라' 행사에서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이렇게 소개했다.

'여기 모여라'는 삼성 여성 임직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소셜팬'을 초청해 직장생활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는 행사다.

올해 첫 '여기 모여라' 강사로 나선 이 상무는 삼성 내에서 '여성 최초 인사 부문 임원'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03년 경력직 과장으로 입사해 2013년 연말 인사에서 상무가 된 그는 난임휴직제와 원격근무제 등을 삼성에 도입하는 데 기여했다.

이 상무가 소개한 '시킨 것 이상을 해내는 사람'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라는 건, 사실 딱히 특별할 게 없다. 저런 사람이 된다는 것 자체도 쉬운 일도 아니다.

이영순 상무가 특별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쉽지도 않은 '시킨 것 이상을 해내는 사람'이 되라고 한 것은 늘 준비된 자세를 가지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상무는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어딜 가나 회사 내에서 홍일점이었던 그는 사내 어느 회의를 가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기 일쑤였다고 한다.

다른 회사에 다니다가 두 아이를 낳고 석사까지 마친 37세의 나이에 뒤늦게 삼성전자 리더십개발센터 과장으로 입사한 그에게는 더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를 경험한 이 상무는 어딜 가나 주목받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회의에서 다룰 내용을 철저하게 파악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답변까지 준비했다. '홍일점'과 '경단녀' 타이틀이 오히려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셈이다.

그는 "늘 준비된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회의에 단순히 참여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 모여라' 강사로 나선 이영순 상무 (※출처:young 삼성 홈페이지)>

이 상무는 행사에 참석한 소셜팬들에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해낼 수 있을지도 늘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여자들이 직장 내에서 '정치'와 대인관계에 약하다는 말을 듣기 쉬운데, '애인과 남편, 자녀에게 쓰는 관심과 노력의 일부만 들여라'고 일침을 가했다.

취직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는 인재로서의 최소한의 요건은 기본이고, 여기에 '나다움'을 꼭 갖추라고 주문했다. 자신만의 색깔을 돋보이게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고민하고 경험을 쌓는 것이 '나다움'을 갖출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면접장에서는 단순히 면접을 위해 만들어낸 '가공의 나' 뒤에 숨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 상무는 "단순히 학교에서 배운 것, 외운 것, 스펙 외에 그 사람만의 사고 깊이와 문제 해결능력을 보는 것이 채용 프로세스"라고 소개했다.

jy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