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불과 얼마전 금융감독 개혁안을 내놨던 금융감독원이 또 다시 금융기관을 `겁박'하는 구태를 보여 물의를 빚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의 단독 보도(24일 오전 9시24분 송고한 `금감원, NH농협에 `겁박'…임종룡 "당국 수준 의심"')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장의 감독시스템 지적에 대해 해당 기관에 강하게 겁박하는 듯한 응대를 했다.

보도 이후 금융감독원은 `겁박'은 아니었고 `압박' 수준이었다는 구차한 해명을 했지만, 감독원의 오랜 관습이 바뀌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리겠다는 금융시장의 야유를 피할 순 없어 보인다.

감독당국이 시장과 관계개선에 진통을 겪는 동안 외국 자본의 국내 침투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자본시장이 열린 마당에 외국자본에 대한 경계가 무슨 말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금융주권과 국익을 지키기 위한 금융당국의 삼엄한 경계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이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0%를 넘어섰고, 현대차도 40%를 넘는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70% 안밖에 육박한다.

최근들어 외국계 자본에 인수된 국내 금융기관의 숫자도 상당하다. 우선, 동양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됐고, 동양증권이 유안타증권으로 넘어갔다. 현대증권은 일본 오릭스로 매각됐고, 스마일,늘푸른,현대스위스,SC 저축은행 등이 일본과 호주자본에 팔렸다.

역사적으로 금융이 외국자본에 과도하게 잠식당할 경우 해당 국가의 국익에는 좋지 않았다. 1980년도 일본계 자본이 미국 맨해튼에 공격적으로 진출했을때도 그랬고, 유태자본이나 오일머니도 투자국에 많은 부정적 사례들을 남겼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중국계 자본에 대한 경계를 언급한다.

중국 정부는 중국판 실리콘밸리를 만들고 획기적으로 지원하면서 알리바바가 이베이를 제치고 글로벌 톱 기업으로 등극했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는 후강퉁을 주도해 중국투자자들의 해외투자와 외국자본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시진핑 주도하에 파격적인 개혁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공무원들은 명품 구매는 물론, 골프와 카지노 출입도 못하게 됐다. 조직폭력배는 잡히는 족족 사형에 처하는 파격적인 사회개혁도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행보를 볼때 10년 후 우리나라 기업들이 과연 중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의 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특히, 제반 산업의 후방을 지켜야 하는 금융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제도개선에 대한 책임은 금융당국에 상당 부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당국의 지상과제가 무엇인지, 감독시스템 개혁과 파격적인 내부 인사가 단행된 현 시점에서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야 한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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