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中.日 정책 고려해 금리인하 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르면 내년 6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저명한 미국경제 예측 전문가인 손 교수는 24일(미국시간)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상원 증언이 끝나고서 가진 연합인포맥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는 6·9·12월 언제든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6월에 금리 인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은 미국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교역비중이 큰 중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을 고려해 조속히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다음은 손 교수와의 일문일답.

--- 미국의 첫 금리인상 시기를 언제로 예상하는지.

▲ 제일 이르면 6월이고 늦어지면 9월이나 12월 정도로 금리 인상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현재 상황에서 6월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날 옐런 의장이 다음 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인내심 문구를 삭제하면 그 다음에는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개 인내심 문구가 삭제되고서 두 번의 회의 후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6월에 올릴 가능성이 있단 뜻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오르지 않으면 연기될 수도 있다.

-- 3월 FOMC 회의에서 인내심 문구가 삭제되고 6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인지.

▲ 그렇다. 다만 이날 옐런 의장이 연설과 질의 및 응답에서 인내심 문구가 삭제된다고 해서 꼭 6월부터 올라간다는 게 아니라 그럴 가능성을 시사한다고만 말했다. 그러니까 경제전망이 어떻게 되는지 특히 인플레이션에 따라 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안 올릴 수도 있다. Fed는 향후 정책결정과 관련해 유연성을 갖길 원하는 것이다.

---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됐음에도 물가지표는 부진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물가가 크게 안 오르는 이유가 물론 원유값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임금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의 65%는 임금에서 오는 것이다. 임금이 안 오르는 것은 아직도 고용시장에 유휴노동력(Slack)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실업률이 5.7%로 많이 낮아졌음에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 건 아직 고용시장이 타이트(tight) 하지 않아서다.

--- 이날 재닛 옐런 의장의 발언이 한국 당국자에 주는 시사점이나 주목할 부분은 무엇인지.

▲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에서 달러가격이 더 오르고 그러면 원화 값이 내리게 된다. 특히나 미국에 대해서 수출은 쉬워지고 수입가격은 오르게 된다. 한국에서 중요한 것은 달러가 아니라 중국과 일본이다. 중국에서는 벌써 양적완화를 계속하고 있다. 중국사람들은 양적완화라 하지 않지만 양적완화에 나선 지 오래됐다. 일본에서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금리를 빨리 내리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 가계부채가 심각해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서면 안 된다는 시각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 가계부채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다고 하는데,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다. 지하경제 규모를 합쳐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그렇게 놓은 편은 아니다.

또 한국 가계의 연체율(deliquency rate)은 매우 낮고, 대차대조표를 보면 은행 예금과 주식 등 유동자산의 비중이 미국 등 다른 나라보다 큰 편이다. 이를 통해 볼 때 가계부채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한국은행이 어느 정도로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보는지.

▲ 조금씩 금리를 내리면 별로 효과가 없다. 그러니깐 과감히 내려야 한다. 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빨리 낮추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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