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현대자동차가 10일 모든 차종의 할부금리를 평균 1%포인트 전격 인하한 것은 그간 카드업계와 충돌을 빚어왔던 카드복합할부 상품에 대한 논란을 끝내기 위한 초강수 전략으로 풀이된다.

할인 혜택 폭이 커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카드복할합부 상품을 유지해야 한다는 카드업계의 주장을 실질적인 가격 인하 전략을 통해 단숨에 뒤집어 보겠다는 노림수인 셈이다.

특히 카드복할할부 상품 최대 취급고를 기록 중인 삼성카드와의 수수료율 협상 시한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대차 '삼성카드에 밀리지 않겠다' = 현대차가 일반 할부금융의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린 것은 우선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두고 협상을 벌이는 업계 1위 삼성카드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삼성카드는 이달 19일 가맹점 계약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1.9%인 삼성카드의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3%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1.7% 이하로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협상력의 우위를 점하고자 복합할부보다 더욱 매력있는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번 달부터 현대차를 구매하는 고객이 선수금 15% 이상을 내면 36개월 기준 일반 할부금융의 기준금리는 4.9%로 낮아진다. 48개월과 60개월은 5.9%다.

카드사의 복합할부 수수료율이 36개월, 48개월, 60개월 모두 5.9%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차의 프로그램에 더욱 유리해진 셈이다.

현대차가 제시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고객은 36개월 기준 할부원금이 1천150만원인 엑센트는 약 18만원, 1천450만원인 i30는 약 22만원, 2천200만원인 그랜저ㆍ싼타페 고객은 약 34만원, 5천500만원인 에쿠스는 약 85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한카드와 BC카드 등 기존 카드사와 현대차가 복합할부 계약을 종료했는데, 현대차가 이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고자 할부금융 기준금리 인하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 강력한 인센티브…수입차 '돌풍' 잠재운다 = 현대차의 일반 할부금융 기준금리 인하는 줄어든 내수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부담을 덜어주는 게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으로서, 판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할부금융 기준 금리 인하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수입차 '돌풍'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

작년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5.5% 증가한 19만6천359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같은 기간 현대ㆍ기아차의 내수 점유율(69.3%)은 70% 밑으로 떨어졌다.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800만대의 판매량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국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마케팅을 더욱 세밀화해 다양한 고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달 쏘나타와 투싼ix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2.9%, 제네시스는 3.9%의 저금리 프로모션을 적용하고, 아반떼의 경우 2.9%의 저금리에 80만원의 할인 혜택을 더해 준다.

1975년 이후 출생한 젊은 고객이 초기 계약금 10만원만 내면 1년간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필요가 없는 H-2030 프로그램도 내놨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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