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로 인해 IT서비스 기업들의 계열사 간 거래는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삼성SDS의 내부거래 비중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SDS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S가 지난해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의 종속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5조4천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 가운데 68.5%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룹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종속기업 포함) 매출 비중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2011년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불과했지만 이듬해에는 56.4%로 증가했다. 급기야 2013년에는 65.5%까지 비중을 늘렸다.

반면 경쟁사들은 내부거래가 감소하고 있거나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SK C&C의 지난해 3분기까지 특수관계자 매출은 6천4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내부거래 비중도 41.1%에서 37.1%로 낮아졌다.

LG CNS는 작년 3분기까지 특수관계자들로부터 7천347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3% 늘어난 수치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은 37.2%로 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유독 주요 IT서비스 기업 가운데 삼성SDS의 계열사 간 거래가 급증한 이유는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물류 업무처리 아웃소싱(BPO) 사업의 유일한 고객사가 삼성전자이기 때문이다.

물류 BPO는 고객에게 물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4자물류(4PL)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4PL은 한 기업의 공급·조달·판매 등 전 영역을 IT 솔루션으로 관리해주는 통합물류 시스템을 말한다.

삼성SDS는 지난 2011년부터 삼성전자의 해외 사업장에 물류 시스템을 제공하며 사업 규모를 키워왔다.

안정적인 내부 일감을 토대로 삼성SDS는 지난해 물류 BPO 부문에서 전년 대비 30.9% 증가한 2조4천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삼성SDS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LG CNS와 SK C&C의 경우 스스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삼성SDS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내부 일감만으로 삼성SDS가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이에 대해 지난해 상장을 앞두고 제출한 투자설명서에서 "향후에도 상당한 수준의 매출이 삼성 관계사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삼성전자 및 그의 종속회사 경영실적이 급변하는 경우 비용절감을 위한 신규 IT 투자 축소, 요금인하 요구 등으로 당사의 경영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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