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현재 제일 잘 나가는 경제대국은 미국이다.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으로 떨어졌고 성장률은 가속도가 붙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휘청거렸던 것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미국 경제의 정상화는 금리 정상화를 의미한다. 제로에 머물던 미국의 금리가 인상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주(17~18일.현지시간) 열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FOMC 성명에서 '인내심(patient)'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기자회견에서 그 배경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3월 회의에서 인내심이라는 말이 빠지면 6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게 월가의 컨센서스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대세로 작용하면서 달러화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는 유로화, 엔화, 파운드 등 주요 통화에 초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덕분에 달러지수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달러 강세-나머지 통화 약세' 구도가 굳어지면서 환율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끼리의 피튀기는 전쟁을 의미한다. 미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나라들은 현재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 경기부양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차이가 환율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환율전쟁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환율 세계대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 모른다. 현재 완화적 통화정책을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략 24개국이라고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이 나라들은 각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주목된다. 전통적인 시각으로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면 완화적 정책을 쓰는 나라도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 자본유출이 심각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금리를 올리면 경제의 온기가 꺼질 수 있으나 그것보다 해외자본이 빠져나가 외환위기가 오는게 더 걱정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인상을 선택할 것이다. 특히 유럽이나 일본처럼 경제규모가 큰 나라들은 큰 영향이 없겠지만 경제규모가 작은 신흥국들은 금리를 올리지 않고선 배겨낼 수가 없다.

우리의 경우 미국 뿐 아니라 옆 나라인 일본의 통화정책도 주시해야 한다. 일본이 3년 전부터 연거푸 엔화를 풀면서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가치의 하락속도가 원화가치의 속도보다 빨라지면서 수출시장에서 우리 경제가 고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4월 이후 한번 더 엔화를 풀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너도나도 돈풀기 경쟁을 하다보니 일본이 그 효과의 희석을 우려해 한번 더 엔화 방출을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HSBC는 "일본은행(BOJ)이 4월에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한국도 3분기에 금리를 또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의 속내는 16~17일 열릴 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경제부장)

jang73@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