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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백 년 전 영국에서는 정말 기발한 일기예보 기법을 개발하였다. 예컨대 오늘(3월16일)의 기온이 영상 13도이고, 날씨는 구름이 약간 끼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기록을 뒤져서 예전에도 오늘처럼 ‘온도가 높고 구름이 끼었던 3월16일’을 찾는 것이다. 지금처럼 데이터베이스 전산화가 되어 있을 턱이 없으니 다소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어쨌거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검색한 결과 오늘의 날씨상황과 가장 닮은 꼴이 1840년 3월 16일이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하자. 그것만 찾아내면 이제 ‘일기예보’는 술술 풀린다. 내일은 1840년 3월 17일의 날씨와 같을 것으로 예보하면 된다. 그럼 모레는? 당연하다. 1840년 3월 18일의 상황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가? 절묘하지 않은가?

우리가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예측 결과는 참담하였다. 날씨는 도무지 ‘반복’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1840년 3월 17일에 우리를 둘러쌌던 대기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도무지 같을 리 없다.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무궁무진하다. 바람이나 햇빛 혹은 기압 등은 물론이고, 땅의 지형이며 건물도 날씨를 바꾸는 요인이 된다. 날씨가 단순 반복하리라 예상하였다니….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을꼬! 차라리 옛날 기록을 뒤지느라고생하느니 ‘내일은 오늘의 연속’이 되리라 보는 편이 쉽기도 하고, 확률도 높지 않았을까? 사실은 그게 바로 ‘추세’이다.

최근 달러가 연일 강세를 보이자 우리 증시에 대하여 우려하는 목소리가 슬슬 나오는 모양이다. 과거 움직임을 살피면 달러와 코스피지수는 대체로 반대방향이었던 터. 달러가 상승하면 코스피지수는 내렸고, 달러가 하락하면 코스피지수는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예전에 그랬으니 이번에도 또 그러할 것이라는 생각은 충분히 가능하겠다.

하지만 반복되지 않는 것은 날씨만이 아니다. 금융시장도 과거를 도돌이표처럼 단순 반복하지 않는다.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엄청나게 많듯이 금융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요인들 역시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과거와 현재를 직선적으로 비교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나는 여전히 시장에 대하여 낙관적이다. 현재의 추세는 확연히 상승세. 그러기에 ‘천지개벽’이 벌어지지 않는 한, 상황이 변할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추세이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주에는 주가가 좀 밀렸다. 그런데 요즘 한창 기세가 오른 손흥민이 매 게임 골을 넣을 수 없고, 박인비도 매 홀 버디를 잡는 것이 아니듯 주가 역시 내내 상승할 수는 없다. 아무리 추세라고 할지라도 조금 쉬어가는 기간이 있어야 한다. 그거야 당연하다. 다만, 문제는 주가가 밀리면서 아예 상승 동력(=모멘텀)을 잃어버리는 것인데, 차트로 보아하니 그럴 염려는 없겠다.

2,000선 안착에 또 실패하면서 마치 ‘2,000 트라우마’에 걸린 것 같다. 하지만 작년과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작년 11월~12월 2,000선 돌파에 실패하였던 것은 당시 일목균형표 구름의 저항을 이기지 못하였기 때문. 하지만 지금이야 구름의 저항을 걱정할 처지는 아니다. 구름은 저 아래 발치에 있고 위를 가로막는 저항선은 보이지 않는다. 주가가 밀린 것은 그야말로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 혹은 지난주에 언급하였듯 차익실현 차원의뒷걸음질로 해석된다. 주가가 하락하였지만 기준선의 날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확인된다. 추세는 튼튼하다.

추세의 ‘기준’이 되는 기준선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글의 초반에 언급한바 ‘천지개벽’이 벌어지지 않는 한, 기준선이 하락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 현재 기준선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그로 말미암아 추세의 연속성이 흔들리려면, 지수가 이번 주 안에 1,932 이하로 주저앉아야 한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정말 ‘천지개벽’이다.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현재의 상승세가 이어지리라고 보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지 않겠나.

지난주 후반에 지수가 반등을 꾀하면서(2,000선에 다시 다가섰다) 그동안 웅크리고 있던 단기지표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스토캐스틱부터 ‘매수’를 주장하고 있다. MACD, RSI 등 ‘민감도’에 따라 시차야 있겠지만, 조만간 그들도 같은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매수를 주장한다. 주가가 밀릴수록 싼 주식을 살 좋은 기회다. 이번 주 화요일과 수요일이 각각 변곡점으로 예정되어 있는지라 주 후반부터는 상승세가 힘을 낼 것으로기대한다.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엔이나 달러-원 일목균형표 차트에는 수평으로 길게 깔린 구름이 눈에 뜨인다. 구름 상단도 평평한지라 마치 공항의 활주로처럼 여겨진다. 그러기에 나는 지난주에 “활주로를 달리던 비행기가 결국은 창공을 날아오르듯, 환율 역시 큰 폭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우연한 일치이겠지만) 어쨌거나 달러-엔과 달러-원 모두 꽤 많이 올랐다. 특히 1,100원 언저리에서 배회(?)하던 모습은 간데없고 달러-원은 순식간에 1,130원 수준까지 치솟았으니... 상승세는 폭발적이었다.

내친 김에 비행기 비유를 더 해보자. 활주로를 차고 오른 비행기는 고도를 잡을 때까지는 내내 상승하기 마련.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자세가 안정되면 그때부터는 계속 목적지까지 순항을 이어갈 터. 결국, 비행기 비유대로라면 달러-원은 이제야 활주로를 벗어난 참이니 당분간 ‘고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1,130원이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저 황당한 비유만은 아니다. 사상 초유로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졌다. 금리도 이제부터는 안 가본 길을 가는 판국인데 환율이라고 예전 상황을 되풀이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오히려 무슨 일이든 가능하겠다. 달러-원이 1,130원을 넘기지 못하리라 주장할 근거 역시 없다.

차트로도 전고점이자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1,121원선이 돌파되었으니 그 위로는 마땅한 저항선도 발견되지 않는다. 심리적으로야 1,150원의 ‘매끈한 숫자(round figure)’가 저항선이 될 수 있겠고, 그걸 넘어서면 1,160원 정도가 다시 예전(2013년6월)의 고점이다. 아직 거기에 이르려면 한참이나 남았다. 내 주장은 한결같다. 물론 ‘달러 롱’일 수밖에 없다. 추세는 강력하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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