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기준금리 연 1%대 시대가 열렸다.

한은이 올해 물가 상승률을 1.9%로 예상하고 있으니 이에도 못 미치는 전대미문의 마이너스 실세 금리 수준이다.

이번 금리 인하의 목적과 효과는 의견이 분분하다. 문제는 이번 인하로 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최선이 아니라 차선이며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빠지는 않도록 하는 차원의 고육지책이라는 의미다. 인하가 경기 침체 자체의 속도와 둔화를 조금 저지시키는 제한적인 역할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럽의 경우는 저금리가 오히려 경제 전체에 '음(-)의 효과'가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기업투자나 가계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것은 금리 때문이 아니며, 일자리와 수입에 대해 걱정이 크고 각자 미래의 삶에 대한 불투명성이 보다 근본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제를 회복시키려면 생산인구 증가 촉진, 생산성 혁신, 규제개혁 등의 긴요하지만, 이 과제들은 중장기적으로 시간과 의지를 요하는 사안이다.

한국도 정책당국자들이 당장에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해결할 대상이 필요하며, 결국 금리 인하라는 눈에 얼른 띄는 쉬운 정책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적금 금리는 더 떨어질 것이다. 연기금과, 보험, 은행과 증권사 등 자산 운용은 완전히 '서바이벌' 영역으로 들어서고, 특히 대형 연기금들의 수익률은 과거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예금보다는 주식에 대한 관심이 생겨날 것이라는 예상도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다. 기업의 영업실적이 반전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에 대한 인식이 제고될 것이지만 본격적인 '머니 무브'가 생길 가능성도 작다. 우리나라 자산시장은 이미 성숙기로 접어들어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수익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초저금리 시대에 국외 쪽으로 투자가 급증했던 바와 같이 이제 우리도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지만, 기관들의 각종 해외 대체투자는 리스크에 대한 준비부족과 규제 등으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미 극소수 투자가들이 해외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여 초과수익률을 달성하고 있어 이들이 물꼬를 터주는 역할은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은 월세가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다. 집주인으로서 '캐시 플로'가 생기는 월세 공급을 늘려 전세 품귀 난은 어쩔 수 없다. 전세를 놓고 대금을 받아봐야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고, 대신 망설이던 실수요자 서민들이 저금리를 활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움직임은 나타날 수 있다.

미래 불투명성을 나타내는 온도계인 금리가 완전히 마이너스 수준에 떨어지면서 사람들의 수익률에 패러다임이 통째로 바뀌고, 시장은 '사자'와 '팔자'는 욕망이 어우러져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전례없는 새로운 균형점을 다시 찾아 나설 것이다.

(취재본부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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