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해운업계가 장기 불황으로 말미암은 유동성 위기에 떨고 있다. 향후 5년간 주요 선사들의 회사채 만기물량만 7조 원을 넘어서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위기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 신설 부처의 한계를 벗지 못한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5일 연합인포맥스 채권종목종합검색(화면번호 4210)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SK해운, STX팬오션 등 국내 4대 선사의 회사채 만기금액만 총 1조 8천500억 원에 이른다.

이들 해운기업의 회사채 만기는 내년 1조 4천300억 원, 2015년 1조 8천900억 원 등 2017년까지 모두 7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회사들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등 가까스로 고비를 넘어가고 있지만, STX팬오션이 매각물건으로 시장에 나오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주무부처인 해수부도 업계의 사정을 파악하고 이리저리 뛰고 있지만, 아직내놓은 성과가 없다. 여신 건전성 감독이 우선인 금융당국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도 없기 때문이다.

일단 급한 대로 수협은행을 설득해 중소·중견선사에 대해서는 1곳당 최대 30억 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하도록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내심 2조원 규모의 해운보증기금 설립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법령 개정과 재정당국의 협조가 필요해 적기 지원을 장담하기 어렵다. 비슷한 성격의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추진되는 것도 부담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운산업 지원을 위해 관계 기관을 만나고 있지만, 산업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 외에 딱히 내놓을 것이 없어 고민"이라며 "해운보증기금 설립을 조금이라도 앞당겨야 하지만 언제까지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