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주식을 '다루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너무 식상한 말이지만 '저금리ㆍ저성장' 환경에서 더이상 종목을 골라 펀더멘털 등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현전 흥국자산운용 대표는 1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시장의 모든 관심은 인컴에 쏠려 있다"며 "펀드 운용을 할 때 주식과 채권을 적절히 다뤄야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역임했던 김현전 대표. CMO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자산운용사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현전 대표는 고객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및 상품 운용 전략 등 CMO 당시의 경험을 흥국자산운용의 펀드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그가 강조하는 '다룬다'는 포트폴리오를 먼저 정하고 그 중 주식 또는 채권이 필요하다면 수요에 맞게 끼워 넣는다는 의미.

김 대표는 특히 퇴직연금펀드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모든 상품이 인컴, 인컴 솔루션으로 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견고한 인컴을 내거나 변동성 대비 좋은 수익을 내는 데에 시장의 눈이 쏠려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자산운용업계는 퇴직연금펀드, 특히 혼합형 펀드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처럼 성장주를 대거 편입해 주식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건 더이상 쉽지 않아졌다. 아직 중소형주는 성장 모멘텀이 살아 있어 종목 장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변동성이 너무 커 퇴직연금을 주식형 펀드만으로 운용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

이 때문에 그는 주식의 변동성을 낮춰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내는 인컴 펀드 만들기에 골몰이 돼 있다.

김현전 대표는 "예를 들어 변동성이 높은 주식의 콜옵션을 매도하고 풋옵션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일정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후발주자로서 주식을 '다룬다, 모은다'는 개념을 가다듬어 수개월 이내에 결과물을 내놓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방법은 그가 과거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CMO로 근무했을 때 한차례 사용한 바 있기 때문에 흥국자산에서는 더이상 활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이 같은 변동성 헤지를 위한 방법을 찾고자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동시에 그는 주식과 채권 보유 비율을 유동적으로 조절해 보다 높은 수익을 내고자 한다.

김 대표는 "주식이 방어적으로 가면 채권의 듀레이션을 높이고 주식이 공격적, 베타 추구형으로 간다면 채권 듀레이션을 낮춰 유동성을 높이겠다"며 "혼합형 펀드를 혼합채권형, 혼합주식형 등 분리된 시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혼합형'이라는 한가지 관점에서 세부 자산 구성을 조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채권 매니저와 주식 매니저를 한 팀에 묶어 한 펀드를 운용하도록 할 것"이라며 "혼합형을 위해 만들어진 매니저지, 기계적으로 채권 따로, 주식 따로 운용하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CMO는 회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디자인하고 집행하는 사람이다"며 "멀티에셋 스트래티지스트 등 자산을 다뤄본 사람이 인플레이션 종말의 시대에 적합한 자산운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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