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작년, 재작년은 아베노믹스 일본의 해였다면 올해는 리커노믹스 중국의 해다.'

아베노믹스를 발판으로 최근 2년간 일본증시가 급등한 가운데 최근 들어선 중국 증시가 닮은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 상하이종합지수는 올들어 현재까지 30%나 급등했다. 10개월간 상승률은 거의 두배에 이르며, 특히 최근 6주 동안 한주도 거르지 않고 파죽지세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증시의 상승을 따라 우리 증시도 랠리를 펼치고 있다. 코스피는 '마의 2,100선'을 넘어섰고, 코스닥은 700선을 돌파했다.

중국 증시의 상승은 정부의 부양의지가 발현됐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가 아베노믹스 덕분에 랠리를 펼친 것과 유사한 그림이다. 중국은 최근 경제성장률 하강을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은 작년 7.4%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7.0% 성장률을 간신히 턱걸이 했다. 곧 6%대의 성장률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면 실업문제로 비화되고 내부 분열을 자극해 사회적 혼란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을 우려한 중국 정부는 최근 각종 규제를 완화하며 성장률 부양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규제를 풀어 집값을 부양하고 증시규제를 완화해 주가띄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를 '그린스펀 풋'에 빗대 '베이징 풋'이라고 부른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과거 미국 증시 하락을 막기 위해 개입했던 것처럼 중국 정부도 중국 증시에 개입해 주가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자산가격 띄우기는 선진국의 정책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돈을 풀어 증시를 부양하고 그 자산가격을 토대로 경제성장을 자극하는 유럽과 일본의 방식이 그것이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성장률도 같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정책적으로 자산가격을 부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은 올들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잇따라 인하하는 등 통화완화 기조로 돌아섰다. 또 시중 유동성 공급을 강화하고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는 등 사실상 양적완화에 준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기관투자자의 홍콩증시 투자를 확대한 데 이어 개인의 투자자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 편승해 중국 개인투자자들은 홍콩과 상하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으며, 외국인투자자들도 가세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의 돈풀기에 이어 중국 증시까지 랠리를 펼치면서 전세계적인 유동성 랠리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미국과 독일, 영국 등 47개 나라 증시 중 14개 국가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세계적 증시 랠리의 지속 여부는 두가지 변수에 달려있다. 우선 미국의 금리인상이 언제 시작될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 최근 유동성 랠리의 불을 붙인 건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컨센서스가 6월에서 9~12월로 늦춰진 영향이 컸다. 미국이 실제로 9월에 금리인상을 할 것인지, 그 속도는 얼마나 빠를 것인지 주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면 증시 랠리의 힘이 꺾일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는 기업실적과 경제펀더멘털이 랠리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를 봐야할 것 같다. 이것은 나라마다 사정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과 기업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랠리는 사상누각이다. 기업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국민들은 지갑을 닫는데 증시만 오르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직면한 고민거리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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