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밸류에이션은 뭐고, 펀더멘털은 뭐던가. 증권가 일각에서 종목 고르기에 '각도기'를 들고 나섰다.

유동성 장세에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또는 실적만으로는 주가와 적정 가치를 설명하기 쉽지 않다.

급할수록 돌아가고 어려울수록 쉬운 것부터 하라고 했던가. 사람의 판단보다 수치만 보자는 '기술적 분석'이 고개를 들었다.

각도기를 이용해 종목 고르기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연초부터 주가 차트를 보고 70도가 넘어가면 매수 신호다. 이 종목에는 유동성이 몰렸다는 것.

업계 매니저들 일부가 꺼내 든 이 방법은 '각도론'이라고 불리는 갠(Gann) 이론이다.

갠 이론은 윌리엄 D. 갠(W. D. Gann)이 창시한 이론으로 기술적 분석의 한 획을 긋는 이론으로도 꼽힌다.

기준점을 놓고 각도기를 꺼내 45도 대각선을 긋는다.

가격이 45도선(기준선) 위에 있으면 강세장, 그 밑에 있으면 약세장이다.

주가가 가파르게 기울기 시작한다면 강력한 매수 신호로 해석된다.

기준선을 기준으로 90도 각도(50%선)로 또 하나의 선을 긋는다.

상승장에서 주가가 50%선에 닿는 점은 가장 강력한 지지선이다.

반대로 하락 추세시에는 가격이 50%선과 만나는 지점이 저항선으로 진단된다.

방법도 간단하고 정확하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리 많이 사용되지는 않는다.

갠 이론은 시작점을 어디로 설정하는지 등에 따라 분석이 달라지는데다 최근에는 주가 변동폭도 커져서 수학적 계산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

이런 문제에도 업계에서 "작도기를 들어라"라는 말이 나오는 건 그만큼 시장이 예측이 어렵단 의미로 해석된다.

한 증권사 기술적 분석 연구원은 "보다 정교한 분석을 위해서는 20일ㆍ60일ㆍ90일선 등 다른 분석 도구도 쓸 필요가 있다"며 "갠 이론도 상대적으로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런 얘기가 나온 건 장 변동성이 커져 기존의 방식으로는 종목 고르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이라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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