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ETF(상장지수펀드)는 주식시장만을 위한 상품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 팀장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 팀장은 최근 금융회사 채권투자팀을 돌면서 ETF를 알리느라 바쁘다. 그때마다 ETF를 채권투자자들이 왜 해야 하는지, 무엇이 좋은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받는다.

김 팀장은 2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ETF가 거래의 편의성과 투명성,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등의 장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시장에서 꼭 필요한 투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장내에서 수시로 자금을 넣었다 빼고 어디에 투자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김 팀장은 강조했다. 저금리 시대에서 여유자금이 갈만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그럼에도, 아직 ETF는 채권시장 참가자들에게 낯설다. 제대로 해본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 불편함을 없애고자 ETF팀은 채권시장에 친숙한 채권브로커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홈페이지까지 채권 중심으로 개편했다.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KODEX 단기채권PLUS ETF'는 출시 두 달이 채 안 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국내에서 채권 ETF가 글로벌 시장만큼 위상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다음은 김 팀장과의 일문일답.

--채권 ETF를 채권시장에서 세일즈해야 겠다고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글로벌 채권ETF는 국내에 주식형 ETF가 최초로 소개된 2002년 이후에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2월 말 현재 채권 ETF는 4천584억 달러로서 전 세계 ETF 시장 2조 9천236억 달러의 15.6%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의 글로벌 ETF의 성장이 주식형 ETF가 의해 진행됐다면 최근의 모습은 채권형 ETF가 압도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연초 이후 자금 유입에서도 채권형 ETF가 310억 달러로서 219억 달러가 유입된 주식형보다 더 높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채권 ETF 시장은 2009년도에 처음 소개됐지만, 아직 국고채와 통안채 위주의 단조로운 상품 라인업이라는 한계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일부 주식 투자자들 외에는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다. 채권 ETF의 활용이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적극적인 상품 개발과 투자자 개발로 우리나라에서도 채권 ETF가 대중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비전을 가지고 채권 시장에도 채권 ETF를 세일즈 해야 한다는 계획을 세우게 됐다.

--ETF 활성화를 위해 준 변화와 반응은.

▲ETF가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상품인 관계로 ETF의 기존 언어를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업계 최초로 홈페이지(www.kodex.com)를 통해 1분 단위 실시간으로 KODEX 단기채권PLUS의 펀드의 만기수익률(YTM)과 가중평균 잔존만기를 공개했다.

ETF 가격이 100,440원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채권시장 투자자들에게 아무런 정보가 되지 못하지만, KODEX 단기채권PLUS의 현재 만기수익률이 1.75%이고 가중평균 잔존만기는 215일이어서 2015년 11월 10월 만기 채권과 동일하다고 이야기하면 이해하기 때문이다.

 





--ETF 확산의 걸림돌은 무엇으로 보는지.

▲채권시장에서 채권 ETF가 확대되는 가장 큰 걸림돌은 '낯섦'과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채권시장의 참여자들은 주식시장 참여자들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안정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채권 ETF의 투자가 합리적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선뜻 투자에 나서기 꺼리는 이유는 아무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투자자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2002년 주식형 ETF를 시장에 소개할 때 주식시장 투자자들에게 ETF를 소개하기 위해 오랜 시간 교육과 홍보에 힘썼던 것 이상으로 보수적인 채권 투자자들의 마음을 열고자 꾸준한 교육과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채권시장, ETF의 전망은.

▲최근 금융감독원이 펀드매니저 브로커간의 오랜 불법행위인 '메신저 거래'를 뿌리 뽑겠다는 기사가 있었다. 실제로 일부 운용사는 징계를 받았다. 채권시장을 처음 접한 2004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채권 시장은 실질적으로 크게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외국 포털 회사의 메신저를 통한 채권 거래 방식도 동일하다.

채권 ETF가 국내 채권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TF는 장내 시장에서 거래되는 펀드이기 때문이다. 채권이지만, 장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인 셈이다. 실시간으로 거래되기 위해서 펀드에서 보유한 종목을 매일 PDF 문서 형식으로 공시하고 채권 평가사를 통해 1분 단위로 보유한 모든 종목의 가격을 제공받는다.

ETF 기능 중에 가격 발견 기능이라는 게 있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전혀 알 수 없었던 회사채, 카드채 그리고 기업어음(CP)의 실시간 가격을 이번 KODEX 단기채권PLUS의 상장으로 개인 투자자라면 누구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ETF팀 소개, 운영 철학과 방향은.

▲국내 채권, 해외 주식, 커머디티, 파생 등의 10조원이 넘는 돈을 운용하는 국내 최고의 운용팀이다. ETF는 아직 기본적으로 인덱스 펀드이기 때문에 펀드가 추적하는 벤치마크 인덱스를 추적 오차 없이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주식형 ETF, 국내 최초의 채권형 ETF, 국내 최초의 파생형 ETF, 국내 최초의 해외주식형 ETF 등 국내 최초 및 최고의 수식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앞으로 투자자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투자를 KODEX ETF를 통해서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과 전략 개발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제 첫발을 내디딘 채권시장에서의 채권형 ETF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jh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