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단기지표 금리를 개발하자는 은행권과 당국의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단기금리 지표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CD금리에 연동하는 신규 가계대출은 내년 7월부터, 신규 기업대출은 오는 2013년부터 각각 중단될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안정증권(통안채)과 은행채, 코리보(KORIBOR) 등이 대체금리 후보로 거론되지만 이에 대한 은행권이나 당국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합인포맥스는 지난 2004년에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등이 주도적으로 단기금리지표로 개발된 코리보의 제 기능을 살리기 위한 기획기사를 8회에 걸쳐 준비했다. 실제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는 단점에도 코리보가 은행간 금리라는 배경에서 가장 우수한 단기금리의 지표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은행간 단기금리지표로서 코리보가 활성화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은 최근의 한국은행법 개정과 연관이 깊다.

27일 은행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은법 개정과 동시에 내년 2월부터 지급준비금 적립기간이 기존 15일에서 1개월로 변경됨에 따라 코리보의 활용 필요성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준 적립기간이 두 배로 늘어남에 따라 은행 자금담당자의 부담이 커지고, 지준 마감일을 전후해 은행별로 조정해야 할 자금 규모도 확대된다. 이에 따라 은행간 자금거래의 규모 확대와 거래기간 연장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코리보의 활용도가 떨어졌던 것은 시중은행 간 차입거래가 활발하지 않은데 따른 유동성 부족이 주요 원인이었다. 그런 만큼 지준 마감 기간 변경에 따른 은행 간의 거래 규모 증가는 코리보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은행들은 예금별 지급준비율을 고려한 지준금을 매 상반월과 하반월로 나누어 한은 당좌예치금 계좌 등에 보유해야 하며, 이 때문에 지준마감일을 앞둔 시점에서는 평상시보다 콜금리와 코리보를 기준으로 한 은행간 자금거래가 활성화된다.

은행 간 자금거래의 증가와 이에 따른 코리보 활용도 향상은 은행들의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A시중은행의 자금담당자는 "코리보가 활성화된다면 장기적으로 은행간 자금대차시장을 통한 만기별 조달자금과 운용자금의 균형을 조절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개별은행의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은행도 비슷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간 차입거래의 증가에 따라 코리보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은행권의 진단은 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준 적립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한은 차원에서도 기존 환매조건부채권(RP) 7일물 외에 RP 14일물 활성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 일부에서는 외국계은행 서울지점과 시중은행 간의 자금거래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코리보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증권사들의 콜차입 한도 규제로 외은지점과 시중은행 간의 차입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추정이다.

물론, 증권사의 콜론 대상기관 가운데 외은지점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실제 증권사 규제에 따른 외은지점의 거래 증가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지준마감일 변경으로 외은지점 간의 차입거래나 외은지점과 시중은행의 차입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한은 관계자는 "콜시장에서 외근지점들은 가능한 한 긴 구간의 차입을 원하기 때문에 지준 마감일 변경에 따라 외은지점 간이나 외은지점과 시중은행 간의 차입거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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