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우리은행이 최근 200명의 고졸 신입행원을 채용한 배경에는 이순우 행장의 '눈물'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평소 고졸 채용을 은행장 되고 나서 가장 잘한 일로 꼽는 이 행장이 고졸 채용 규모를 확대할 것을 지시하면서 우리은행이 금융권 최대 규모의 고졸 신입 행원을 뽑았다는 것이다.

1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 행장은 지난 1월 열린 고졸 신입행원에 대한 사령장 전달식에서 눈물을 쏟았다. 지난해 우리은행이 뽑은 85명의 고졸 신입행원 중에서 대표가 나와 성장과정과 입행 소감을 발표하는 와중에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이 어렵게 자란 고졸 신입행원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많이 흘려 주변에서 달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사석에서도 고졸 신입행원에 대한 소회를 종종 꺼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이들을 뽑은 후 집에 축하의 의미로 난을 보냈는데, 낮에 가족이 집에 있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이 행장은 "상당수 고졸 신입행원들의 집이 대졸 행원과 달리 다가구주택 꼭대기나 지하층이었다"며 "한 신입행원의 노모는 합격 소식에 말없이 눈물만 흘리셨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이 행장은 지난달 7일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고졸 채용 설명회에도 참석해 직접 학생들과의 상담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관심은 우리은행이 금융권 최대 규모인 200명의 고졸 신입행원을 채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230명의 고졸 신입행원을 뽑았지만 이중 220명은 경력직이다. 경력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경우만 보자면 우리은행의 채용 규모가 가장 큰 셈이다.

우리은행은 학교와 사회생활에 대한 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고졸 신입행원들을 위해 멘토 제도도 도입했다. 'WOORI 언니' 제도로, 신입 행원이 은행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선배 직원 한 명을 멘토로 지정해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우리은행 다른 관계자는 "고졸 행원들은 전원 창구직에 배정됐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적응이 빠르다"며 "고객들도 창구가 젊어졌다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