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인간은 글과 말이라는 두 종류의 의사소통 수단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수단은 각각 장점이 있지만 또한 단점도 있다. 글은 자신의 의견을 길고, 자세히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방적으로 전달할 수밖에 없는지라 상대방의 반응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말은 직접적이다. 상대방을 앞에 둔 상태이므로 상대방의 반응을 즉각 알 수 있다. 반면에 말은 기록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하면 그만이다.

글이 어려울까? 아니면 말이 어려울까? 나로서는 둘 다 어렵다. 일단 글 이야기이다. 나는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이 칼럼을 쓰고 있는데(2007년3월부터 쓰기 시작하였으니 햇수로 5년째. 내년이면 벌써 6년째로 접어드는구나! 어이쿠!), 항상 투덜거리는 말이지만 일요일 저녁만 되면 밥맛이 없을 정도로 글 쓰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매주 무슨 말로 이 칼럼을 메울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더구나 요즘은 주가건 환율이건 내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서 연신 헛손질이다. 이거야 원……. 따라서 얼핏 보기에 글이 훨씬 어렵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런데 말도 만만치 않게 어렵다. 이제 와서 밝히지만, 나는 최근에 새로운 일을 맡았다. 12월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연합뉴스TV의 금융생방송 해설위원으로 나선 것이다. 연합뉴스TV는 ‘뉴스Y'라는 채널명으로 24시간 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그중에서 나는 오전 8시반, 그리고 오후 2시 40분 하루에 두 차례씩 <마켓워치>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연합인포맥스가 만든다.

100퍼센트 생방송인데다, 대본마저 없으니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엄청나게 신경 쓰인다. 녹화도 아니므로 “NG, 다시 하겠습니다”가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다 까딱 잘못하여 말실수라도 했다간 즉각 방송화면이 캡처되어 인터넷에 ‘굴욕 어쩌고...’ 하는 식으로 돌아다닐 것이 분명하니 긴장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말이 어렵네, 글이 어렵네 하는 이야기는 솔직히 다 ‘뻥’이다. 고백하거니와 무지하게 재미있다. 생방송 그 자체가 엄청난 생동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방송에서 하는 말을 수많은 시청자가 듣고 보고 있노라 생각하면 어찌 신나지 않겠는가. 아침 8시 반 방송을 준비하느라 새벽에 컴컴할 때 출근하고, 오전 방송을 끝내면 금세 오후 방송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고, 오후 방송이 끝나면 다음날 아이템을 정하는 회의가 이어지는 일상이 반복되는지라 가끔은 “이거 괜히 시작하였나?”라는 후회가 살짝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잠시’일 따름. 방송의 매력에 푹 빠졌다.

<마켓워치>를 정말 열심히 만들고 있다.자부한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부탁한다. '뉴스Y'에 아예 채널을 고정하였다가 오전 8시 반, 오후 2시40분에 각각 방송되는 <마켓워치>를 보아주십사 부탁한다. 굳이 TV가 아니더라도 가능하다. 인터넷 ‘뉴스Y’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혹은 연합인포맥스에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볼 수 있다.

여러분은 이제까지 나를 ‘글’로만 접하고 있었는데. 내가 ‘화면발’이 잘 받는지 어떤지, 내가 방송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아, 참고로... 오늘, 12월26일은 김정일 사망특보 때문에 <마켓워치>는 결방이다. 내일부터!)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김정일이 사망하였다는 급보가 전해진 날, 증권시장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방송사 또한 난리가 났다. 월요일 오전 방송을 마치고 오후 방송을 준비하던 우리는 계획을 몽땅 ‘갈아엎고’ 새로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면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흔들린다. 지난주 월요일, 코스피지수는 장중에 1,750, 전일대비 4.86%나 추락하는 등 소동을 겪은 끝에 결국 69포인트 하락하여 마감되었다.

예전 김일성이 사망하였다는 뉴스가 전해졌을 때에는 오히려 주가가 올랐는데 이번에는 왜 그렇게 내렸을까? 전문가들은 “이번은 다르다”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김정은이 후계자가 될지 불확실하므로 과거 김정일이 후계자가 되었을 때와는 다르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투매’에 나섰다는 것.

그런데 “이번만은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라는 말이 주식시장에서 제일 무서운 말이라더니 딱 맞다. 북한관련 뉴스가 1회성 단기악재로 소멸하였던 과거 사례와 똑같지 않은가! 이번만은 다르다는 말은 또 적용되지 않았다. 혹은 지수가 2,200을 넘겼을 때나 900을 무너뜨렸을 때,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이번만은 다르다”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다. 그게 진리이다. 이번에도 그러하였다.

코스피지수는 일목균형표 기준으로 지난주 초반, 김정일 사망과 함께 구름 하단마저 하회하면서 아예 하락세로 주저앉는 것 같더니 이후 미국+유럽 호재에 힘입어 하락폭을 일거에 만회하였다. 지수는 순식간에 구름 안으로 복귀하였으므로 요즘 유행하는 말로 “애매합니다” 짝이 되고 말았다. 여세를 몰아 구름 상단마저 넘어서면 상승세로 다시 바뀌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다시 하락세일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엉거주춤 구름 안에 갇혀 있는 형상인지라 상승세인지 하락세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어떨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나는 코스피지수가 구름을 뚫기보다는 다시 구름 안으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구름 아래로 내려설 공산이 높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의 이유에서이다. 첫 번째. 단기 기술적 지표들이 거의 대부분 과열권이기 때문이다.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표들은 거의 목까지 찼다. 예를 들어 스토캐스틱. 이 지표는 이제 꼭지에 이르렀다. 그러기에 주가가 살짝, 조금이라도 하락한다면 즉각 매도신호로 뒤바뀐다. 두 번째 이유는 주간 차트 때문인데, 주간 일목균형표가 하락세로 뒤바뀐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추세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간기준으로는 여전한 하락세이다. 좀 긴 흐름으로 보아 추세가 여전하다면 단기적인 반등은 이런 정도로 그친다고 판단하여야 합리적이겠다.

구름의 상단은 1,875 언저리이다. 그리고 역시 60일선의 저항도 예상된다. 더 올라서 보았자 1,900의 저항도 예상되느니만큼 김정일 사망을 전후하여 단기적으로 급락할 때 매수한 투자자라면 이쯤에서 이익을 챙기고 싶다. 현 수준에서의 적극적인 매수는 내키지 않는다.

(달러-원 주간전망)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달러-원도 지난주에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였다. 순식간에 1,200원 언저리로 치솟았다가(그런데... 1,195원에 체결된 멀쩡한 거래를 왜 취소하였을까? 요즘은 “Once Done, Should be Done”이 아닌가보다.) 안정되기는 하였는데... 그래도 시장은 약간 불안한 기색이다.

연말에 즈음한 당국의 종가관리도 은연중에 신경 써야 하는데다, 그리고 수출기업들의 네고물량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달러-원의 상승폭은 크지 않으리라 판단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추세는 상승세일 수밖에 없겠다. 해외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의 상승세가 강력한데다 국내 시장에서의 달러-원 추세 역시 상승세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목균형표로도 달러-원은 역시 상승세이다. 단순히 달러-원이 여전히 구름 위에 머물러 있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전환선도 기준선과 호전된 상태를 내내 유지하고 있다. 또한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지. 지난주 월요일(19일)에 달러-원이 급등한 이후 내내 하락하였는데, 그 와중에 이제 단기 기술적지표는 거의 바닥권이다.

전반적인 흐름도 상승세인데다 지표들도 바닥에서 금세 상승세로 돌아설 판국. 1,140원대에 이르는 반락은 거의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된다. 내리지 않는다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터.

앞서 밝혔듯 아래로 1,140원대는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리라 예상된다. 달러-원이 더 하락하여 구름의 하단이 버티고 서 있는 1,130원마저 무너뜨린다면 비로소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말할 수 있겠거니와 지금은 성급하다. 1,140원마저 무너뜨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1,130원대는 말할 나위도 없다. 또한 나는 코스피지수의 경우, 이제 단기반등을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이래저래 달러-원은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아야 자연스럽다.

포지션을 설정한다면 ‘롱’ 쪽이겠으나, 연말인데다 상승폭도 그리 크지 않을 것 같아서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는 주장하고 싶지 않다. 최소한 ‘숏’을 늘리지 않는 정도로 대처하고 싶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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