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KB국민은행이 1천여명의 임금피크직원과 4천500명 규모의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금융권 구조조정의 파장이 만만치 않은 양상이다.

KB국민은행은 직급에 따라 36개월 이내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키로 하고 희망퇴직 신청과 관련한 내부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살생부'란 얘기도 나돌았다니 그만큼 퇴직에 대한 불안심리가 작용한 탓이리라.

하지만 이 시점에서 따져보아야 할 것은 준공공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KB은행이 과연 희망퇴직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냐는 것이다.

은행에 있어 수익은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지상과제일 것이다. 하지만 은행이라는 업종은 대국민 서비스 측면에서 공공재와도 같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사회적 서비스라는 측면도 늘 고려돼야 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4월 청년실업률은 10.2%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임계 수치 아래로 떨어지면 잠재성장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것은 명백하다.

증권금융업도 전체적으로 보면 고용의 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위 20대 증권사의 직원수는 작년말대비 2천300여명이 증가한 3만2천400여명에 달했지만 정규직은 2만4천여명으로 3천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마다 사정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고용비용 절감 방안을 변칙적으로 실시한 탓으로 보여진다.

개별 회사의 정책에 훈수를 두거나 간여할 생각은 물론 없다. 그렇더라도 고통분담을 포함해 사회적 가치의 유지와 리더 그룹의 덕목에 대해 모두가 공유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데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같은 맥락에서 희망퇴직 이후 비워진 일자리가 패기 넘치는 청년들로 상당부분 메워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금융기업들의 사회적 책임과 산업 스스로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청년실업 해소에 기여하고, 그런 의미에서 발전적 구조조정은 계속 이뤄져야 할 것이다.

KB금융 윤종규 회장이 이미 공언했듯, 희망퇴직 단행 후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는 약속이 꼭 지켜졌으면 한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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