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이미란 기자 = 최근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은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총자산 감소와 수익성 악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총자산은 2009년 292조6천억원에서 2010년 249조7천억원으로 42조9천억원(14.7%) 감소했고, 글로벌 위기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차입비용이 증가하며 수익도 줄었다. 지난해 외은지점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2천3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천877억원(18.9%) 감소했다.

여기에 선물환포지션 한도 규제와 외환건전성 부담금 부과와 같은 외환규제 등도 외은지점 영업환경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이 외은지점에 대한 유동성 리스크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외은지점은 해외에서 외화자금을 단기로 조달해 원화자금을 장기로 운용하면서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가 큰 상황이다.

외은지점은 2009년말 현재 본지점 차입금(54.2%), 콜머니 차입(12.6%), 외화차입금(11.4%)등으로 외화를 조달하는데, 전체 외화차입금의 75.5%가 3개월 미만의 단기물로 구성돼 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당국은 외은지점의 단기 외화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외은들의 단기 외화차입 비중은 여전히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외은지점은 단기로 차입한 외화를 통화스와프를 통해 원화로 환전한 이후 상당 비중을 유가증권과 외화대출 등 장기물로 운용하고 있다"며 "단기 조달과 장기 운용 과정에서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노출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국내 외은지점에 대한 현행 유동성 관리체계의 적정성 여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오히려 건전성 부문은 더욱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0년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노력에 힘입어 전년 대비 0.29%포인트 줄어든 0.12%를 기록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2%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외은지점의 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외은지점의 한 관계자는 "외은지점들은 본사로부터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받기 때문에 국내 금융당국의 건전성 기준은 충분히 충족하고 있다"면서 "외은지점들은 2004년 이후 지금까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0.5%대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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