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네이버가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잇따라 열면서 자회사인 라인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유럽과 미국을 돌며 기관투자자 대상 NDR(논-딜 로드쇼)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가 투자자들을 찾아 방문하는 주요 도시는 런던, 에든버러, 뉴욕, 보스턴 등이다.

네이버는 매년 10회 이상의 IR 행사를 참여했거나 직접 개최해 오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해외에서 NDR을 여는 것도 일상적인 행보다.

다만, 기관투자자들에 배표되는 IR 자료를 보면 이전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네이버의 IR 자료에서 소개되는 사업의 목차는 네이버, 라인, 캠프모바일 순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4~15일 삼성증권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배포된 자료부터 변화가 일고 있다.

네이버와 라인을 소개하는 페이지의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모회사보다 자회사의 주요 현황이 더 먼저, 더 자세히 소개된 셈이다.

네이버가 IR 자료에서 라인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전체 사업에서 라인이 차지하는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라인은 지난 1분기에 2천5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네이버의 연결 매출(7천406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1%로 30%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고, 콘텐츠 등 네이버의 주요 사업 분야의 성장세가 이미 한풀 꺾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라인의 매출 비중은 앞으로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라인은 모바일 메신저와 결합한 다양한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 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라인은 생활밀착형 인프라 구축을 경영 비전으로 제시하며 일본에서 라인 페이(결제), 라인 와우(배달), 라인 택시(콜택시)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라인의 지난 1분기 말 월간 활동 이용자(MAU) 수는 2억500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8.1% 증가했다.

다만, MAU의 60% 이상이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4개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앞으로 라인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력이 자회사 라인으로 대거 이동하는 등 사내에서 라인이 차지하는 위상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도 "폴라, 네이버페이 등 신규 서비스 출시를 통해 정체된 네이버의 매출도 반등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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