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가 주식시장까지 얼어붙게 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현대차그룹 실적 우려와 맞물리면서 코스피가 1% 이상 급락했다.

확산일로 중인 메르스 여파로 소비, 여행, 관광에 이어 증시마저 불안감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전염병과 관련한 공포가 엄습했을 때를 복기하면서 메르스가 증시와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서둘러 점검하는 모습이다.

이들이 꼽는 대표적 사례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ㆍSARS)와 2009년 신종플루다.

사스(SARS)가 유행했던 2003년 당시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성장률은 그 해 1%P 이상 영향을 받았으며, 관광객 감소라는 타격을 입힌 동남아시아의 성장률은 더 떨어졌다.

증권가 리서치센터들은 그러나 크게 비관적이지 않은 듯하다. 한결같이 현 상황이 지난 사스 때와 유사하다며, 직접 타격을 받는 여행이나 항공주들 주가는 곧 반등할 것이란 이유로 저점 매수가 유효하다는 식의 보고서를 내놓고 있어서다. 사실 중국, 홍콩에 집중됐던 사스가 발생한 2002년11월부터 2003년7월까지 코스피는 714에서 512로 28% 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신종플루가 발병한 2009년4월말부터 2010년8월말까지는 1,369에서 1,742로 27% 뛰었다.

국가적 질병이 유행한 시기와 주가의 등락엔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증시의 가장 큰 변수는 상장 기업들의 실적과 투자심리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매우 다양하고 때론 비합리적이다.

어수선하고 불투명한 시장 안팎의 분위기는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곤 한다. 공포가 시장에 엄습할 땐 투자자들은 매수하지 않지만, 반대로 탐욕이 지배하면 비이성적인 과열 상황이 형성되는 게 시장이다.

하지만 때론 그 자체가 시장이라는 점을 투자자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도 맞다. `시장을 이기려말고 시장에 올라타라'는 격언이 생각나는 시기다.

다만, 내츄럴엔도텍 사태 때도 식약처와 소보원의 진실 공방으로 투자자에게 혼란이 있었고, 이번 메르스 파문도 보건당국의 무능이 혼란을 부채질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같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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