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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루이자 이건(Louisa Egan)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원숭이에게 색깔이 다른 초콜릿, 예컨대 빨간색과 파란색 중에서 하나를 고르게 하였다(물론 초콜릿은 겉 색깔만 다를 뿐 맛은 동일한 것이다). 원숭이가 예컨대 파란색은 버리고 빨간색 초콜릿을 골랐다고 하자. 그러면 이번에는 파란색과 노란색 초콜릿 중에서 고르게 하였다. 그랬더니 원숭이는 앞서 선택에서 선호하지 않았던 파란색 초콜릿은 또 버리고 노란색 초콜릿을 선택하는 경향을 강하게 드러냈다.

인간을 대상으로도 비슷한 실험이 이루어졌다. 학생들에게 결혼선물로 받고 싶은 것 두 가지를 제시하고 그중에서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였다(물론 두 선물은 가격이나 가치 면에서 거의 동일한 것이다). 학생들이 어느 하나를 선택하였다면, 이번에는 앞서 제시된 선물을 포함하여 여러 종류의 물건을 동시에 제시하고 좋아하는 것을 순서대로 고르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첫 번째 실험에서 선호하지 않았던 물건의 가치를 낮추려는 경향을 강하게 드러내었다.

왜 그럴까? 사실 이런 현상은 한참 오래전인 1950년대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발견했다.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즉 인간이 자기모순에 빠지기 싫어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앞서 선택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니만큼 이번에도 선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일관성이 있다. 아까는 배제했다가 이번에 선택한다면, 그것은 앞서의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인간은 그게 싫은 것이다. 루이자 이건은 인간만이 아니라 심지어 원숭이조차 자기모순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최초로 밝혀내었다.

나라가 온통 메르스, 즉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난리다. 공포감이 극심한데, 이는 상당부분 당국의 책임이 크다. 신뢰를 잃은 탓이다. 대체 발표를 믿을 수가 없지 않은가. 처음에는 감염된 병원을 비밀에 부쳤다. 당국은 이름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거부하였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고, 그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불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갑자기 당국은 병원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제는 병원을 공개해도 괜찮다는 것인지? 이름을 알려도 불편이나 불안감은 없는가? 애당초 설명과는 다르지 않은가. 자기모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나는 최근 3, 4주 동안 코스피지수가 하락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생각을 새삼스럽게 바꾸고 싶지는 않다. 인지부조화 탓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아무래도 내 눈에 보이는 차트가 점점 꼴이 이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목균형표에서 코스피지수는 이제 구름 하단에 딱 걸렸다. 다만 지난주 예상대로 수요일과 목요일(6월3일, 4일)이 변화일로 작용하였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지수는 약간 돌아서기는 했다. 그러나 굳이 비유한다면 이제 해가 넘어가려는 꼴인데 여기서 버티어보았자 별 소용이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구름의 두께가 얇은데다 지지력도 약하기 때문이다. 지수가 여기서 더 하락하지 않고 옆으로만 움직이더라도 금세 구름 아래 바깥으로 내려설 수밖에 없다. 이미 기준선, 전환선, 후행스팬 등이 역전된 상태인데, 지수가 구름마저 벗어나 아래쪽으로 향한다면 상승세는 이제 고립무원이다. 더 기댈 곳이 없다.

파동론으로 말하여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해 필요불가결한 조건은 하락S파동이 파탄(破綻)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저점인 2,067(5월7일)이 절대로 무너지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2,067이라는 중요한 지지선은 이미 뚫리고 말았으니 만사휴의. 하락파동이 파탄날 일은 물 건너가 버렸고, 결과적으로 상승추세로의 회귀 역시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그나마 변화일의 체면도 있고, 스토캐스틱 등을 비롯한 서양식 보조지표들도 바닥권인지라 이번 주 초반에는 주가가 구름 안쪽으로 살짝 반등하는 일이야 기대할 수 있겠다. 크게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거듭 주장하기로 이제 상승세는 거의 사라지고 하락세가 우세한 판국인지라 큰 폭의 상승은 예상하기 어렵다.

설령 반등하더라도 전환선과 기준선이 걸쳐있는 2,100 언저리가 최대한으로 생각된다.

(달러-원 주간전망)

일목균형표 원전에 이르기를 구름의 두께가 얇으면 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날 공산이 높다고 하였다. 달러-엔 차트를 보면 바로 그 짝이다. 달러-엔의 경우, 지난 3개월여 동안 매우 좁은 구름이 만들어졌고, 환율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였던 터. 그러다가 마침내 ‘때’가 이르자 훨훨 급등하는 꼴이다. 달러-엔은 급기야 125선도 넘어섰다. 마땅한 저항선도 보이지 않는다. 어느 수준까지 치솟을지 가늠할 수 없다. 속된 말로 ‘뚜껑이 열린’ 꼴이다.

달러-원 역시 상승하지 않으면 되레 이상하다. 그런데 사실 차트로도 달러-원은 상승세로 바뀌었다. 맨날 하는 말이지만 전환선이 상승한 이후, 기준-전환선이 호전되더니, 후행스팬도 호전되었고, 이제 달러-원 환율이 스스로 구름의 저항마저 이겨내었다. 완벽한 상승세이다.

코스피지수의 경우는 6월3일과 4일이 변화일로 작용한 반면, 달러-원의 경우는 6월2일이 변화일이었다. 코스피지수에서는 하락하던 주가가 변화일 이후 살짝 반등하였지만, 달러-원에서는 상승하던 환율이 변화일 이후 약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일에서는 추세가 강화될 수도 있다. 환율이 더욱더 치솟으려면 변화일에 형성되었던 고점(1,116.90)을 넘어서야 한다. 그러면 상승추세가 강화(acceleration)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게 관건이자 저항선이다.

환율이 1,116.90을 뚫지 못한다면 하락세가 조금은 더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을 말한다면 그럴 공산이 낮다. 오히려 나는 변화일을 전후하여 상승추세가 강화되는 쪽에 걸고 싶다. 차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구름이 두터워서 지지력이 믿을만하고 모든 괘선들이 상승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나 추세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또한 서양식 보조지표들도 여전히 ‘상승’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스토캐스틱은 상승세의 강화를 의미하는 실패(failure)현상마저 드러낸다. 이래저래 상승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차트도 차트이려니와 달러-엔이 저처럼 강세인데 달러-원이 하락할리 만무하다.

1,116.90이 돌파될 경우, 변변한 저항선도 없다. 1,136원이 다음 목표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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