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진퇴양란의 막다른 길로 몰리는 느낌이다. 6월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정례회의를 앞두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인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금통위도 여론을 알고 있지만 인하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상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채권 금리가오히려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채권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심리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는 금통위의 묘수풀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조기에 소진하기 보다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이 채권 금리에 우호적인 발언을 이어가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면...

채권 전문가들은 이번달에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할 가능성과 동결할 가능성이 반반 정도인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8일 채권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 9명이 인하를 점쳤다. <8일자 오전 7시47분 송고된 '6월 기준금리 인하 우세 …이번이 마지막' 기사 참조>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치를 제시하며서도 인하된다면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을 내놓았다. 조사대상 17명 가운데 12월 금리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은 3명을 제외한 14명이 이번이 마지막 인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머지 3명도 금리 하단을 연 1.50~1.75%로 제시해 사실상 전원이 기준금리 인하는 이번이 마지막일 것으로 점친 것이다.

한은 기준금리 하단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도연 1.50%에 맞춰진 셈이다.





<국고채 3년물 일봉 차트>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를 망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참가자들이 기준금리가 바닥을 쳤으니 이제 오르는 일만 남았다고 인식할 경우 채권 금리는 오히려 오름세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9년 2월 기준금리가 연 2.50%에서 2.00%로 50bp 인하된 뒤 채권금리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은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직적인 2009년 1월 연 3.3%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2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뒤 10월에 연 4.62%로 고점을 찍기도 했다.

◇옐런에게서 배워라

일부 전문가들은 이주열 한은 총재 등 금통위원들이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소통방식을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옐런 의장은 연방기금 금리의 연내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시기를 못박지 않는 방법으로 시장의 기대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9월과 12월 인상 가능성을 놓고 연일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옐런의장의 소통 방식에 대체로 호응하고 있다.

Fed가 벤 버냉키 전 의장 시절부터커뮤니케이션 전담 부서를 두고 꾸준하게 시장과 소통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주열 총재 등 금통위원들도 시장의 적정 기대 심리를 어떤 수준에서 관리할 지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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