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산지사방으로 번지면서 증권 금융시장에도 이미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전염성 질병은 강도와 치사율, 존속 기간에 따라 경제 전반과 금융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관련 업종은 직격탄을 맞고 있고, 경제 금융 당국 차원의 정책도 이를 반영할 태세다.

이 와중에 시장 안팎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이 있다. 다름아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물산 주식을 매집하면서 합병 반대 의사를 표방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다.

갑작스레 등장한 엘리엇의 도발적 행동과 메르스의 유행이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면서 시장전문가들이 두 이슈에 대해 유사점을 꼽게된 것이다.

먼저 증시 관계자들은 두 이슈는 전혀 무관한 관계지만 `적은 규모로 강력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메르스가 단 한 사람의 감염자를 놓치는 바람에 전 국민이 불안을 느끼게 됐듯, 7% 수준의 엘리엇 지분 매집으로 삼성그룹 전체 구도가 위협받게 된 상황을 빗댄 것이다.

또, `단기간에 종결될 수도 있지만, 공세가 길고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메르스가 이번 주를 고비로 진화될 수도 있지만 향후 전개 양상을 장담하지 못하듯, 엘리엇 역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반대 표몰이에 실패하더라도, 삼성물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터라 단기간에 상황이 종료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증상과 영향이 있을지 몰라서 불안감이 과장되기 십상이다'는 점도 있다. 메르스의 후유증이나 환자의 병세 다양화 가능성 등이 막연한 불안감을 증폭하듯 엘리엇의 행보가 어디로 튈 지 모른다는 점에서 불안정한 시장 교란 요인이자 자칫 삼성그룹 전체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외에도 두 사안 모두 `해외에서 들어왔다'라든지, `발생과 해제가 종료되고 나면 영향이나 후유증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기존의 모든 이슈를 뒤덮으면서 물타기를 하게 되는 비의도적 부수 효과가 있다', `1차 유행시기에 속수무책이지만 3차 유행시기로 갈때쯤 강력한 대응방안이 부랴부랴 마련된다', `(정부의) 사전적 대응은 없다'등 유사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메르스가 입히고 있는 경제적 타격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엘리엇과 삼성그룹의 일전을 보면서 무엇보다 한국 재벌 소유 집단기업이 처한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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