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강로 KR인베스트먼트 회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조은샘 기자 = 한국 선물시장의 전설 '압구정 미꾸라지'가 돌아왔다. 트레이더도, 선물회사 대표도 아닌 교육자로서다.

윤강로 KR인베스트먼트 회장은 1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3분기 중국 옵션 시장이 개장하면 트레이더들을 양성해 중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한국의 트레이딩 기술은 대만, 중국 등보다 훨씬 앞서 있다"며 "우리의 선진 기술은 중국에서도 반드시 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과거 선물 투자의 '신'으로 불렸다. 서울은행에서 1983년부터 1998년까지 15년 동안 일하며 모은 종잣돈 8천만원을 가지고 선물 시장에 뛰어든 그는 2004년까지 1천3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선물시장의 위험을 요리조리 잘 피해 다닌다 하여 사람들은 그를 '압구정 미꾸라지'라고 불렀다.

부러울 것 없어보이던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KR선물이 자본잠식에 빠지며 작년 말 신생회사인 IDS홀딩스에 매각한 것.

윤 회장은 2004년 한국선물을 인수해 자신의 이니셜을 따 상호를 'KR'로 변경하고 제2의 도약을 꿈꿨지만 금융당국의 규제와 투자 실패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잘나가던 은행원에서 '신'이라 불리던 전업투자자, 그리고 선물회사의 회장까지.

이쯤 되면 멈출 법도 한데 윤 회장의 다음 목표는 교육자였다. 지난해 KR선물을 내려놓을 때도 그는 후배 양성과 교육자로서의 삶으로 제2의 인생을 열겠다고 했다.

윤 회장은 "KR선물 회장직을 그만두기 전부터 트레이딩 교육 사업을 준비해왔고 지난해 그 꿈을 본격화했다"며 "교육이 가진 공공성과 내가 쌓은 노하우를 접목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꿈을 준비하면서 그는 곧장 중국으로 향했다.

그는 "KR선물 회장직을 그만두고 바로 중국에 건너가 본격적으로 KR인베스트먼트, KR 트레이딩 아카데미 등을 준비하며 바쁘게 지냈다"고 지난 일년을 회고했다.

현재 KR인베스트먼트는 중국 최대 선물회사인 중신선물(Citic Futures)과 중국 CSI300지수옵션시장 개장과 관련해 자산관리·금융교육·상품개발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다.

윤 회장은 "작년 9월에 중신선물의 샤오윈 원(Xiaowen Yuan) 회장이 한국으로 나를 찾아왔다"며 "그 후 심천으로 건너가 개인자격으로 업무 협약을 맺은 것이 지금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과 2004년에 북경대에 파생상품 강의를 하러 갔는데 그걸 주선해 준 사람이 바로 원 회장"이라며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셈"이라고 귀띔했다.

새로운 꿈 때문일까. 중국 이야기가 나오자 윤 회장의 두 눈이 반짝였다. 앞으로 교육자로서 비전이 무엇인지 물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는 "한국 파생 시장은 너무 작다"며 "우리의 목표는 중국 시장"이라고 답했다.

윤 회장은 "애초부터 거대한 중국 파생 시장을 염두에 두고 KR인베스트먼트와 트레이딩 아카데미를 만들었다"며 "지수옵션 시장이 개장하면 곧장 우리가 보유한 우수한 한국 트레이더들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최초로 제대로 된 트레이딩 기법을 전수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많은 사람이 금융시장에서의 생존할 수 있는 법을 배우는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s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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