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어머니는 말하셨지 '적금부터 들어라.' 하지만 요즘 누가 적금하나. 마통(마이너스 통장)부터 뚫자."

대기업 경영지원실에서 일하는 사회 초년생 A씨는 최근 1천만원 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다. 목적은 주식 투자다.

A씨는 23일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금 이자를 바라고 돈을 맡길 바에는 이자를 내고 주식에 투자하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며 "주가지수 상승률에 한두 종목에서 수익을 내면 마통 이자를 갚고도 오히려 손에 쥐는 돈이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적금 금리가 1%대인 현재 이제 막 월급을 받기 시작한 20대 후반, 30대 초반 직장인들이 재테크 대안으로 주식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코스피의 기대 수익률은 지난 19일 기준 5.99%. 코스피 200지수를 쫓을 경우 기대 수익률은 6.60%에 이른다. A씨가 만든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3%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수만 쫓아도 연간 2~3% 이상의 수익은 낼 수 있다는 얘기다.

A씨는 대출받은 1천만원을 중소형주 펀드에 거치식으로 넣을 예정이다. 그는 이미 월급 중 일부를 배당주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월급으로 투자하는 자금은 안정형, 대출 자금은 수익 추구형 위험투자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예전에는 쉬쉬했던 마이너스 통장이 직장인 필수품이 된 지는 오래다.

하지만, 중년층도 아닌 사회 초년생이 재테크 방법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한 주식 투자에 나섰다는 점은 초저금리 시대의 한 면을 보여준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최근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가계 자금을 마련하는 고객이 늘어났다"며 "예·적금이 매력이 없다 보니 젊은 층 고객이 투자 용도로 마이너스 통장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는 증가하는 추세다"고 귀띔했다.

저축은행에서도 주식매입자금대출 업무를 하지만 이자는 최저 6개월에 3%대 수준이다. 이마저도 1년이 넘어가는 경우 5%대, 최대 14%까지 껑충 뛴다는 점에서 마통에 비해 매력이 적다. 또 대출이 연체될 경우 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도 스탁론을 쓰는 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증권사 제공하는 신용거래는 최대 거래 기간이 90일로 그 이상 빌려 주식에 투자할 경우 이율이 올라가고 연장 횟수에 제한을 받는다. 또 투자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연장 여부가 결정되고 이율도 갈린다는 한계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격제한폭 확대로 안전핀이 다소 느슨해졌기 때문에 증권사도 신용거래에 보다 신경을 쓰게 됐다"면서도 "다만, 금융자산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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