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양재동 복합유통센터(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에게 파이시티 관련 청탁 전화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면조사 등의 방식으로 청탁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 전 위원장과 권 원장과의 통화 내용과 민원 처리 과정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이 권 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던 사실은 양측이 모두 인정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권 원장이 최 전 위원장의 전화를 받은 시기와 민원 처리 과정이 어땠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1. 2011년 11월23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최시중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전화. 권 원장은 최 위원장의 파이시티 관련 민원성 전화에 "알아보겠습니다"고 전화를 끊는다.

#2. 같은 날 권 원장은 최 위원장 민원에 대해 어떤 내용인지 해당 부서 직원에게 알아보라고 지시한다.

금감원은 최 전 위원장의 민원이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가 2011년 11월14일 금감원 인터넷 민원으로 접수했었던 내용과 동일했고, 이를 신경써달라고 한 것 임을 확인한다.

앞서 이정배 전 사장은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의 재개발사업권을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이 불법적으로 탈취하려 한다며 금감원 뿐 아니라 국민신문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같은 내용의 민원을 제출했다.

최 전 위원장이 권 원장에게 전화를 걸었을 당시엔 국민신문고와 공정위가 관련 민원 사항을 모두 금감원에 이첩한 상태였다.

#3. 2011년 12월15일. 금감원의 수장이 알아보라고 했던 내용이지만 해당 부서는 2주일이 지나서야 민원 처리방안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정배 전 사장이 제기한 민원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상대방인 우리은행의 주장도 들어봐야 하는 절차가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원장의 지시 사항이었지만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권 원장에게 전달된 금감원 보고서에는 "사법기관의 수사사항 및 법원의 회생관리인 선임의 공정성은 우리원(금감원)이 간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님"이라고 적고 있다.

법원의 회생절차중인 사안에 대해 금감원이 간여하기 곤란함을 민원인에게 회신하고 종결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러한 민원 처리 과정이나 결과 확정 이후 권 원장과 최 전 위원장은 단 한 차례 통화나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이 금감원의 주장이다.

#4. 2012년 4월25일 한양대학교. 권 원장은 `캠퍼스 금융토크'라는 행사를 갖는다.

행사가 끝나자마자 권 원장 주변에 몰려든 기자들은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청탁성 전화에 대해 묻는다.

권 원장은 "지난해 11월 최 전 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와 `파이시티'와 관련해 신중하게 처리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전화가 와서 받긴 했지만 민원 처리와 관련해 다시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의 재량권을 벗어난 민원 처리 요구였기 때문에 응대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권 원장 해명의 요지인 셈이다.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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